拈華茶室

아버님의 세월

難勝 2010. 9. 22. 23:26

 

 

아버님의 세월

 

생의 뜨락에 인생의 낙엽들 하나 둘 쌓이고,

머리 꼭대기에 흰 눈이 덮여가는 아버님의 계절입니다.

 

서슬 퍼런 호령도 용기도 기백도

세월의 강 속에서 조약돌이 되고 모래알이 되고,

이제는

너무나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누워있습니다.

 

'밥 잘 먹나?

기도 많이 하거라

바르고 곧게 살아라'

 

늘 듣던 그 말들이 수화기 너머 너무나 희미하게 들리던 그날,

나는 목놓아 울었습니다.

겨울 맞은 감나무처럼 온 몸을 떨며 울었습니다.

 

나의 아버님을 초라하게 만든 세월의 서러움에

서럽게 서럽게 울었습니다.

 

                                                                                                                  * 강태광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