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겨울비 내리는 창가에서 한 해를 보낸다

難勝 2010. 12. 11. 06:44

 

 

 

겨울비 내리는 창가에서

 

계절은 어느새 가을을 보낸 아쉬움으로 낙엽을 떨구고, 겨울의 문턱에 선 나무들이 마지막 잎새를 매단 채 차가운 겨울비에 젖어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겨울은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와 시린 옷깃을 스치며 나뭇가지를 흔들어 놓을 겁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 설계를 다짐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을 새 달력으로 바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지금쯤 연말연시 설레임과 송년회의 흥겨움을 즐길 시기인데 올해는 폭풍같이 밀려 온 이런 저런 어려움이 마음속을 헤집고 들어와 전에 없던 혹한의 겨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희망과 설레임으로 낭만적이어야 할 12월이 지금 내리는 저 차가운 겨울비에 젖어 나뒹구는 낙엽처럼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외로움이 기다림으로 변하고 고독이 걷히는 기대와 설레임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이 되기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흰눈이 거리를 덮어 대지위의 모든 불순함을 덮어 버릴 수만 있다면, 그래서 은백색 순수함으로 변화시킬수 있다면......

아니면, 거센 파도가 밀려와 지구상의 모든 부정함과 불순함을 모조리 씻어 갈수 있다면 한번쯤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오염되고 왜곡되어 무엇부터 씻어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욕심부터 가져가 그저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환원되고, 맨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욕심부리지 않고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되돌려 놓고 싶습니다.

 

이 겨울 어려움은 우리가 이겨낼 만큼만 다가와서, 새봄이 오는 내년 춘 삼월에는 물러가는 겨울과 함께 우리 곁에서 어려움이라는 말이 역사책에서나 찾아 볼 수 있도록 영원히 사라져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먹구름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며,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았다는 격언처럼 지금의 고통이 우리에게 쓴 명약이 되어 모든 인간들에게서 헛된 욕망을 걷어가 버리는 특효약으로 작용되기를 바랍니다.

 

새해 2011년에는 지금의 고난을 이겨내고 새롭게 도약하는 멋진 한 해가 되기를 염원합니다.

겨울비는 차갑게 대지를 적시지만 새 봄을 기약하며 새싹을 틔우는 생명수가 된다는 점에서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낙엽은 떨어져 대지에 묻히고 겨울비에 썩어 가지만, 새봄이 오면 싹을 틔우는 밑거름이 된다는 진실이 존재하기에......

 

이 겨울이 지나고 새 봄이 오면 지금의 모든 추위와 고통이 명약으로 작용하여 힘찬 도약을 위한 멋진 싹이 돋아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