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일원상(一圓相)

難勝 2009. 1. 13. 04:56

일원상(一圓相)



 



둥근 원을 불교에서는 일원상이라고 하는데, 우주만유의 본원 또는 원융무애한 법을 상징한 다. 그래서 선가에서는 일원상을 1천7백 공안(화두)의 하나로 삼고 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일원의 근본을 추구하는 것이 ○자 화두다. 예로부터 선방에서는 일원상을 벽에 그려 놓고 참선정진해 오고 있다. 이는 언어도단(言語道斷)의 입장처인 일원의 진경에 들어가기 위한 수행방법이다. 서산대사가 쓴 <선가귀감(禪家龜鑑)>에 보면 중국의 육조 혜능대사가 이르기를 '여기 한 물건이 있는데 본래부터 한없이 밝고 신령스러워 일찍이 나지도 않았고 죽지도 않았다. 이름지을 길 없고 모양 그릴 수도 없다.'고 했다. 서산대사는 주해(註解)에서 한 물건을 일원상으로 표시했다. 또 삼조 승찬대사는 일원상을 <신심명(信心銘)>에서 '허공같이 뚜렷하여 모자랄 것도 없고 남을 것도 없다.' 라고 말했다. 법정은 <선가귀감> 역주에서 일원상을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다. 마음.성품.진리.도라 하여 억지로 이름을 붙였으나 어떤 이름으로도 맞지 않고 무슨 방법으로도 그 참모양을 바로 그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무한한 공간에 가득 차서 안과 밖이 없으며 무궁한 시간에 사뭇 뻗쳐 고금(古今)과 시종(始終)도 없다. 또한 크다, 작다, 많다, 적다, 높다, 낮다 시비할 수 없으며, 거짓.참 등 온갖 차별을 붙일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한 동그라미로 나타낸 것이다. 이것을 더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 당나라 혜충국사(慧忠國師, ?-775)는 97가지 그림으로 가르쳐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 보아도 도저히 그 전체를 바로 가르칠 수 없어 이것을 가르친다면 입을 열기 전에 벌써 가르친다며 '알거나 알지 못한 데에 있지 않다.' 고 했다. 그러므로 일원상의 이치를 분명히 알면 팔만대장경이나 모든 성인이 소용없다고 법정스님은 설명을 덧붙였다. 불문에 들어와 이러한 공안을 참구한 뒤 원불교를 개교한 소태산은 일원상을 원불교의 상징 즉 종지(宗旨)로 삼았다. 따라서 원불교는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 수행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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