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고장에서 50대 농부와 승려가 미루나무 그늘에 앉아서 이런저런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답니다. 한소 큼 땀을 식힌 승려가 “비가 오겠구먼” 하면서 길 떠날 차비를 하자,
농부 ; 청명한 하늘에 뜬금없이 비는 무슨 비가 내린다고 하시오? 승려 ; 한 바탕 크게 뿌리겠소이다. 농부 ; 내가 40 여년의 농사 끝에 날씨에는 도통 하였소. 승려 ; 틀림없이 한번 크게 온 후에 밤부터 다시 비가 오겠소이다. 농부 ; 허어 참 그렇게 자신이 있으면 내기를 합시다. 승려 ; 저는 내기에 걸 것이 없는데요. 농부 ; 나는 저 암소 한 마리 걸 터이니 스님은 염주와 목탁 불경을 거시구려. 승려 ; 좋소이다. 소 내기 놀음입니다 그려.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요? 오랜 경력의 농부와 신경통을 앓고 있는 분들이 비 소식에 대해서는 일기예보관 보다 더 정확하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 입니까? 한식경이 지나자 장대 같은 굵은 비가 쏟아져 금방 냇물이 불어나는 것이 아닌가, 농부는 우연의 일치라고 하면서 정확한 결과를 보기위해서는 승려에게 하룻밤을 유하라고 하였는데, 과연 그날 밤부터 이틀간 비가 내려서 꼼짝없이 암소를 내어주게 되었더랍니다.
이 후부터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소내기비 ㅡ> 소내기 ㅡ> 소나기로....
일기변화를 잘 알 수 있는 승려의 비결은 바랑과 승복에 있었다 합니다. 옛 승려들은 탁발과 모든 이동을 걸어서 하였기 때문에 바랑과 승복에 땀이 베었다가 마르기를 반복하여 소금기가 베어있기 때문에 습도에 민감한 반응을 나타내었다고 합니다. 근세에는 선풍기에서 에어콘으로 다이너스티 이상의 중형 승용차를 소유하신 승려들의 승복에서는 이런 예보기능을 못 보겠지요?
승려는 농부에게 앞으로는 절대 놀음을 하지말것과 놀음 빚은 갚지 않아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하였답니다.
믿거나 말거나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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