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시호일 (日日是好日)
※ 해 설 ; 운문문언(雲門文偃;864-949)선사가 어느 날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였다.
“15일 이전의 일은 그대들에게 묻지 않겠으나 15일 이후의 일은 한 구절씩 가져와서 일러보라.”하시고 대중들이 말이 없자 스스로 대중들을 대신하여 말씀하였다.
“날마다 좋은날이다.”
운문스님은 선의 5종중에서 운문종을 개창한 대종장이다.
학인들의 질문에 파격적이며 격외의 소식으로 전체작용을 보여주는 선풍으로 유명하다.
"날마다 좋은날"이라는 법문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명언이다.
운문스님의 깊은 뜻은 다 알지 못하더라도 참으로 빼어난 말씀이다.
사람으로 이렇게 살아간다는 이 사실은 너무나 소중하고 값진 일이기 때문에 날마다 좋은날이 되어야하고 언제나 행복한 시간이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득 문득 생각해보면 사람으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이 사실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를 때가 많다. 코가 찡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사람이 산다는 이 단순하고 소박하고 간단한 일보다 우선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므로 산다는 이것 만으로도 매일 매일 좋은 날이며 즐겁고 행복한 날이다.
모순과 갈등과 불만으로 괴로워하고 육신의 병고로 인하여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하더라도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조건 행운이며 큰 복이다.
교통사고를 당한 아들의 사지를 다 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살아있기 만을 바라는 것이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부모의 진심이다.
어떤 사형수는 집행 날짜를 앞두고 감방에 작은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을 보고
“제발 저 벌레가 되더라도 살아 있을 수만 있다면...”하고 간절히 기도했다는 시가 전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간의 삶은 값지고 소중한 것이다.
부처님 말씀에 자신의 마음이 선하면 세상 모든 것이 선하게 보이고 자신의 마음이 악하면 모든 것이 악하게만 보인다고 했으니, 돈만 아는 사람은 세상을 돈으로만 보고 돈 외에는 인간도 부모자식도 알아보지를 못한다. 그 눈에는 다른 어떤 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마음을 한번 돌려 순수하게 가지면 세상은 모두 그를 축복으로 대할 것이다.
옛날이야기 중에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던져주는 일화이다.
한 아들은 우산장수요, 또 한 아들은 짚신장수인 두 아들을 둔 어머니는 날씨가 맑은 날은 아들의 우산이 안 팔릴까 걱정이었고 비가 오면 또 짚신이 팔리지 않을까 날마다 걱정이었다.
그 어머니의 인생은 말 그대로 괴로움의 삶이었다.
그러나 그 어머니가 마음을 반대로 돌린다면 그 인생은 날마다 즐겁고 날마다 기쁜 나날을 보낼 수가 있었을 것이다.
길일이라도 악을 행하면 반드시 흉하고 악일[惡日]이라도 선을 행하면 반드시 길하다.
길흉은 사람(人)에게 달린 것이지 날(日)에 달린 것이 아니다.
인간은 길일을 고르고 액일[厄日]은 피하지만, 좋은날인가 나쁜날인가는
마음이 어떠한가에 달려있는 것이지 날짜에 달린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세상의 무엇으로도 그 가치를 비교할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삶이다.
그러므로 날마다 늘 좋은 날이며 늘 행복한 날이며 늘 수백억 복권에 당첨된 것보다 훨씬 더 큰 행운의 날임을 깨닫고 뜨거운 진심의 눈물로 감사해야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운문스님의 말씀처럼,
15일 이전이나 15일 이후나 어느 날인들 좋은 날이 아니겠는가.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겉모양으로 평가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아직도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있다.
겉모양을 보아 나한테 거칠게 대하거나 괴로움을 주면, ‘저 사람은 나쁘다’고 하고,
겉모양을 보아 나한테 참 달콤하게 해주면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하지만 겉모양을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기 짝이 없다 할 것이다.
춘유백화추유월 [春有百花秋有月] 봄에는 꽃이피고 가을에는 달이뜨고
하유량풍동유설 [夏有凉風冬有雪]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불고 겨울에는 눈내리네
옛 사람은 이렇게 노래했다.
봄.여름.가을.겨울 매일매일이 좋은 인생이라는 것이다.
자기를 둘러싼 사회적. 자연적 환경속에서 참되고 착하고 아름다운 것을 발견해 안심입명[安心立命]한다면 이것이 바로 '날마다 좋은 날'인 것이다.
거기에만 안주하게 되면 결국 집착심이 생겨 마음의 안락과 자유를 얻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운문 선사도 "날마다 좋은 날"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경계하고 있다.
오히려 '일일시호일'을 모두 놓아 버리는 곳에 참다운 '일일시호일'이 나타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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