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까만 강아지와 죽순

難勝 2009. 11. 6. 03:48

까만 강아지와 죽순

 

어느 마을에 두 형제가 살았는데, 형은 잘 살고 동생을 못 살았다.

 

하루는 동생이 배가 고파 형의 집을 찾아가 밟을 좀 달라고 부탁했다.

러자 형수는. “나무를 해 준다면 밥을 주겠어요.”라고 말했다.

그리하여 동생은 나무를 해 주고 형수에게 밥을 얻어 집으로 오던 길에 재를 넘다가 너무 힘이 들어 잠시 쉬었다. 동생은 형수가 준 보따라를 끌러 밥 주발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밥 주발 안에는 밥은 없고 똥만 가득 들어 있었다.

“허허, 어이 이리 야박할 수 있을고!”

동생은 이렇게 한탄하며 똥을 버렸다.

 

런데 어디서 까만 강아지가 오더니 똥을 널름널름 주워 먹었다.

동생은 그것이 신통하여.

“복순아! 복순아! 이리 오너라.”

라고 하여 강아지를 집으로 데리고 왔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강아지가 집에 들어온 날부터 동생은 배도 안 고프고 집안에는 웃음이 돌았다.

 

한편, 형은 동생이 그렇게 가고 난 후 아무 소식이 없기에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동생의 집을 찾아갔는데, 동생의 집식구들 얼굴이 하나같이 뽀얗고 웃음이 가득했다.

형은 배고픈 동생의 모습을 생각하며 왔다가 뜻밖의 모습에 놀라 , 그 이유를 물었다.

“강아지 하나를 얻어 집에 데리고 왔는데, 그 뒤부터는 배도 안 고프고 이렇게 집안에 웃음이 돌아 잘 살고 있습니다.”

동생의 말에 배가 아픈 형은 그만 강아지를 죽여 버리고 말았다.

동생이 죽은 강아지를 불쌍히 여겨 사당 밑에 묻었는데, 강아지 무덤에서 왕대순이 자라나더니 지붕를 뚫고 하늘로 올라갔다. 그리고 이튿날 하늘에서 쌀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형은 이런 모습을 보고는 땅을 파헤쳐 죽은 강아지를 가져다가 자기 집 사당 밑에 묻었다.

역시 거기서 왕순이 자라 하늘로 올라갔다.

그런데 거기서는 똥이 떨어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