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며느리와 생선장수
강원도 험한 산골에서 할머니와 과부가 된 며느리, 그리고 손녀가 찢어질 정도로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하루 하루 그럭저저럭 끼니만 때워가던 식구들은 항상 맛있는 생선을 먹고 싶어 했지요.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한 손에는 마른 오징어와 조기를, 등짐에는 생선을 담은 장사꾼이 집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과부 며느리는 반가운 마음에 얼른 달려들어 물어 보았습니다.
“아저씨, 오징어 어떻게 해요?”
“한 축(20마리)에 사만 원만 주세요.”
생각보다 비싸게 부르자 과부 며느리는 실망하게 되었어요.
“조기는 어떻게 해요?”
“한 두름(20마리)에 오만원이네요.”
만지작거리기만 할 뿐 선뜻 사지 못하고 있는 과부 며느리에게 장사꾼이 헛기침을 하면서 이르길,
“험... 험... 에... 정 뭣하면 그냥 먹게 해드릴 수 있는 방법도 있기는 있는데...”
얼마 후 장사꾼은 떠나갔고, 과부 며느리는 정성껏 저녁을 지어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밥상에는 조기와 굴비를 비롯한 각종 생선 반찬이 가득했습니다.
할머니는 들고 있던 숟가락을 떨어뜨리는 것도 모를 정도로 놀라며 며느리한테 물었습니다.
“애미야. 오늘 반찬 이게 다 뭐냐?”
며느리는 아무런 말도 못하고 서럽게 울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애미야. 니가 그렇게 아무 말도 안하고 있으면 내가 어떻게 이 밥과 생선들을 먹을 수 있겠느냐?”
“사실은 낮에 생선장수가 지나가기에 어머님 생각이 나서 생선이나 한두 마리 사려고 불러 세웠는데 너무 비싸 살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래서......”
할머니는 며느리가 장사꾼에게 몸을 버리면서까지 자기를 위해 생선을 준비했다는 것을 알고는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그래. 아가야. 너는 어떻게 했느냐?”
할머니가 갑자기 올해로 꼭 스무살이 된 손녀한테도 이런 일이 있었을까 싶어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할머니. 걱정하지 마. 나한테는 엄마한테 줬던 거 보다 훨씬 더 많은 생선을 준다고 했는데 ‘에라이 나쁜 놈아’라고 욕만 해주고 얼른 도망쳤으니까요.”
그 소리를 듣고 있던 할머니가 눈물을 닦으면서 며느리한테 차갑게 하는 말.
“애미야. 저년한테는 밥 주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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