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지는 잎새 움트는 새싹

難勝 2011. 3. 8. 05:22

 

 

 

지는 잎새 움트는 새싹

 

나는 끌리듯이 숲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지천으로 쌓인 가랑잎이 적당한 습기를 머금고 조용히 땅을 향해 침잠하고 있었다.

 

발목이 빠지는 두터운 깊이 밑바닥에는 재작년, 작년, 금년, 그리고 방금 떨어진 낙엽까지 차례로 쌓여 있다.

 

그러나 순서 따져서 무엇하랴.

이제 그들의 운명은 나무에 속하지 않고 땅에 속하기는 마찬가지다.

 

기를 쓰고 겨우내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한바탕의 봄바람에 무너져내린 잎새들에게 움트는 새싹은 원수 같을지도 모른다.

 

옳고도 아름다운 당신 / 박완서 묵상집 / 시냇가에 심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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