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한 가닥의 실

難勝 2011. 4. 15. 05:36

 

한 가닥의 실

 

커다란 굴뚝이 완성되고, 사람들은 그걸 짖기 위해 설치한 작업대를 제거하고 있었다.

오직 한 사람만이 밧줄을 타고 내려오기로 하고 굴뚝 위에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만 사람들이 밧줄을 꼭대기에 남겨 놓지 않고 다 내려가 버렸다.

 

큰일이었다.

이제 뛰어내리는 길밖에 없었다.

지붕에 혼자 남은 그는, 절망하여 굴뚝 꼭대기에서 이리저리 두려워하며 어쩔 줄을 몰라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들었지만 밧줄을 굴뚝 꼭대기까지 던져 올릴 수는 없었다.

 

그 때 그의 아내가 외쳤다.

"당신 양말을 벗어서 실을 풀어보세요."

 

그는 하라는 대로 양말을 벗어서 실을 풀었다.

"그걸 길게 이어서 아래로 내려 보내세요."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그 장면을 지켜봤다.

실이 거의 내려오자 그의 아내는 거기에다 가늘고 질긴 삼실을 묶었다.

"이제 끌어 올리세요."

 

삼실이 그의 손에까지 올라갔다.

이번에는 그 삼실이 밧줄을 이어 묶었다.

그가 밧줄을 손에 넣었다.

밧줄을 튼튼히 꼭대기에 묶어 맨 그는 긴장 속에서 무사히 밧줄을 타고 내려 왔다.

 

그리고 울면서 아내를 안았다.

 

 

모든 것은 풀기 전엔 답이 없는 문제일 뿐입니다.

 

필연과 우연이 둘이 아니듯 실은 결코 한 가닥이 아니지요.

모든 우연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필연이 되는 법이고, 실이 한 가닥인 듯 보여도 그 안에는 무수한 가닥이 존재하는 법.

수많은 우연들이 모여서 하나의 가닥으로 엮이니 이것이 바로 하나의 진리요, 하나의 필연입니다.

 

그 필연이 곧 빛이니, 어둠은 결코 빛을 이길 수 없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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