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잣봉~장성산 능선길
江과 山이 만드는 최고의 풍경이로구나
잣봉 전망대에 서면 동강 최고의 절경 '어라연' 펼쳐져
강원도 영월 땅의 동강(東江)은 구불거리는 물줄기의 모습이 장관이다. 산을 휘감고 돌아가며 흐르는 강물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아름답다. 동강의 수려한 풍광은 산 위에서 볼 때 가장 실감 난다. 산속을 파고든 강줄기가 바로 발아래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동강 주변 산 중에는 전망대로 이름난 곳들이 제법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잣봉(537m)과 장성산(694m)이다.
보통 잣봉 산행은 영월 거운리 주차장에서 시작한다. 이곳을 통해 잣봉을 오른 뒤 장성산으로 산행을 이어간다. 동강으로 가는 길은 투박하다. 초소를 지나면 곧바로 먼지 풀풀 날리는 흙길이다. 언덕 너머 작은 마을에서 숲 속의 오솔길과 해후한다. 처음부터 제법 가파른 비탈이 앞을 가로막는다.
급경사에서 입술이 바싹 탄다. 배낭끈을 바투 쥐고 한 걸음씩 걸어 오르면 어느새 고갯마루에 올라선다. 숨을 돌리고 능선을 타고 잠시 걸어가니 왼쪽 아래로 시야가 터진다. "와, 동강이다!"하는 탄성이 저절로 입에서 터져 나왔다. 잣봉 정상 근처의 전망대에서 '동강의 백미'로 불리는 '어라연'이 보인다. 산으로 둘러싸인 강물 위에 잘생긴 바위섬이 떠 있다.
전망대를 지나 5분이면 잣봉 정상이다. 여기서 장성산으로 가려면 서쪽 능선을 탄다. 장성산 오름길은 숲이 울창하다. 굵고 싱싱한 신갈나무 숲에 신록이 가득하다. 유순하던 능선 길은 점차 가팔라진다. 정상 직전에 만나는 계단 주변은 노루귀 군락지다. 봄이면 이 산자락 전체가 화려한 꽃밭이 된다.
바위지대에 놓인 계단을 통과하면 다시 편안한 능선이다. 이런 넉넉함이 바로 장성산의 매력이다. 계단을 지나 잠시 가면 장성산 정수리에 선다. 주변 나무를 간벌해 조망이 시원스럽다. 서쪽으로 풍력발전단지가 있는 접산이 보이고, 남쪽으로 영월 뒷산인 봉래산과 천문대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아쉽게도 동강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다시 북쪽으로 뻗은 능선을 타고 문산나루터를 향해 진행한다. 산길은 잠시 고도를 낮췄다가 다시 시원스러운 봉우리로 올라선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은 멋진 노송이 산정을 장식하고 있다. 봉우리를 지나면 상당히 가파른 비탈길이 기다리고 있다. 좌우로 아찔한 절벽이 형성되어 있어 등줄기가 서늘하다.
잣봉의 능선을 오르는 산길은 낙엽송 군락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짝 긴장해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포물선을 그리는 동강이 천천히 다가온다. 숲 사이로 보이는 청록색 물빛이 비취처럼 반짝인다. 비탈길이 끝나면 이제 칼날 같은 바위능선이 시작된다. 오른쪽은 수직 절벽이고 왼쪽도 급경사다. 이곳에 설치된 기둥과 밧줄이 고맙다. 이 능선 중간에 '쌍쥐바위전망대'가 있다.
쌍쥐바위라는 명칭은 전망대 일대의 바위 모양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강 건너 문산리 마을에서 보이는 절벽의 두 마리 쥐 중 하나는 쥐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모습이고, 또 다른 쥐는 머리를 문산나루 쪽으로 향하고 동강 물을 마시는 형상이다.
전망대에는 울타리를 두른 자그마한 목조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머물며 내려다보는 동강 조망이 환상적이다. 잣봉에서 보는 동강이 액자 속에 갇힌 것이라면, 이곳 경치는 일망무제의 파노라마다. 문산리 마을을 싸고도는 둥그런 동강 줄기의 처음과 끝이 한눈에 든다.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이 없어 가슴이 상쾌하다. 강과 산이 만든 최고의 풍경이 이곳에 있다.
쌍쥐바위전망대에서 북쪽으로 뻗은 능선도 여전히 날카롭다. 하지만 등산객을 위해 깨끗하게 정비해 안전하다. 바위에 기둥을 박고 밧줄을 설치해 추락 사고를 막았다. 능선 끝에서 산길은 왼쪽으로 크게 꺾어지며 고도를 낮춘다. 산행은 징검다리를 건너 도로를 만나면 모두 끝난다. 눈이 즐겁고 가슴이 시원한 산행지다.
잣봉과 장성산을 연결하는 코스는 동강의 참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훌륭한 등산로다. 거운리 주차장에서 출발해 잣봉과 장성산을 경유 문산나루까지 약 8㎞ 거리로 산행에 소요되는 시간만 4시간에서 4시간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교통=서울 동서울터미널(02-446-8000)에서 영월행 시외버스. 1시간50분 소요.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호남선)에서 영월행 고속버스 하루 7회 운행. 서울 청량리역에서 1일 7회 무궁화호 열차 운행. 잣봉과 장성산은 영월에서 시내버스로 오갈 수 있어 편리하다. 영월에서 오전 8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해 거운리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문산리에서 오후 3시 50분에 출발하는 영월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맛집=영월버스터미널 건너편의 서부시장의 향토먹거리장터에 싸고 푸짐한 집이 많다. 미탄집(033-374-4090) 메밀전병과 부침, 올챙이묵이 인기. 영월역 앞 다슬기해장국집 다슬기향촌(성호식당 033-374-3215), 장릉 옆 장릉보리밥집(033-374-3986)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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