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이 정선군 임계면 일대를 돌아다니며 연구한 자료를 정리해 펴낸 '정선 임계면 지명유래'
우리나라에서 가장 짧은 지명은 어디에 남아있을까
‘뙡’,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
이 낯선 단어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강원도 정선군이 국내에서 가장 짧고, 가장 긴 지명(地名)이라고 주장한 단어다.
정선군 임계면사무소가 정선아리랑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7일 발간한 ‘정선 임계면 지명유래’에 따르면, ‘뙡’이란 지명은 뙈기밭(큰 토지에 딸린 조그마한 밭)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지역의 특징을 살려 만들어진 이름이다. 예전에 ‘뙡’이라 일컬어졌던 지역은 현재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 도전리에 있다.
‘뙡’이란 지명은 일제 강점기 이후 마을 이름이 도전리로 바뀌며 사용하는 사람이 거의 사라져 가고 있으나, 고령 거주민들은 아직 ‘뙡’이라는 지명을 기억한다고 정선군 측은 전했다.
또 국내에서 가장 긴 지명인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와 두 번째로 긴 지명인 ‘김달삼모가지잘린골’도 모두 정선에 있다고 정선군은 소개했다.
무려 13자에 이르는 ‘안돌이지돌이다래미한숨바우’(정선군 북평면 숙암리)라는 지명은 큰 바위가 많은 험한 곳의 지역 특징을 따 만들어졌다. 바위가 많아 두 팔을 벌려 바위를 안고 돌고(안돌이), 등을 지고 돌고(지돌이), 다람쥐도(다래미), 한숨을 쉬는(한숨), 바윗길(바우)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또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지명으로 알려진 ‘김달삼모가지잘린골’(정선군 여량면 봉정리)은 제주도 출신 제주인민해방군 소속 남로당 지구당 총책이던 김달삼이 이 근처에서 잡혀 목이 잘렸다하여 이렇게 이름 지어졌다.
이 같은 재밌는 지명들은 정선아리랑연구소 진용선 소장이 지난 1994년부터 7년여 동안 임계면 일대를 돌아다니면서 250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조사, ‘정선 임계면 지명유래’라는 책으로 엮어 소개했다.
이 책에는 12개 마을과 골짜기, 산, 물길, 바위 등 900여곳의 지명에 대한 유래와 이름 변천과정, 지역의 인문지리적 특성 등이 수록됐다.
임계면 유경수 면장은 “이렇게 정겨운 지명에는 지역의 문화적 상징과 특징을 담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이번 지명 조사는) 2014년 도로명 주소의 전면 시행을 앞두고 마을의 역사와 삶의 지혜가 담긴 지명을 오래도록 후손들에게 남기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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