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세상에 이런 일이

難勝 2008. 3. 22. 04:42

 


오늘 아침 지하철역쪽으로 가던 도중에
지갑를 주웠습니다.
갈색 장지갑이였고, 꽤 비싸 보였습니다.

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봐도
지갑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

잃어버린 사람도 모르고 있을 것 같아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니 머리카락이 없더군요.

좀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고..
파출소로 향했습니다.

오전중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
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조리고 있을까 싶어서..
파출소로 갔습니다.

파출소에 도착해 경찰들에게 상황을 얘기하고,
내용물 확인하는데..

100만원짜리 수표가 15장이나 나온겁니다. 헉..
(수표가 보이길래 세어보지도 않고 닫았거든요)
그렇게 큰 돈이 한꺼번에 뭉쳐있는것은 처음 보는거였죠..

"혹시.. 지갑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돈이 빈다고 하면 어쩌지.."

걱정이 앞서더군요..
주민등록증에 인상도 무서웠는데..ㅡ.ㅡ;;

밀봉되었던 거라면 그런 걱정도
안했을텐데 괜히 의심 받을까봐..ㅠ.ㅠ

제 신상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

분실신고된 지갑이 있느냐는 전화였고,,
몇분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들어오셨습니다.

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습니다.

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
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다행이였죠.. --;;

스님이 가죽지갑을 쓴다는게 갑자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쩝..

어쨌든.. 그 스님이 제가 주워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감사한다며..
연락처를 적어갔고..

오후 4시쯤에 연락와서
계좌번호를 여쭤보시는 겁니다.

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시네요..@.@

거절하다가 간곡히 부탁하셔서
불러드리긴 했습니다.

저녁식사무렵 혹시나 싶어서
폰뱅킹으로 통장확인을 해보니..
150만원을 입금해주셨네요..

헉..
너무 큰 돈이라.....
부담스럽더군요..

늦은 시간이였지만 .. 놀란 마음에 ..
파출소로 전화해 그분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

스님께 너무 큰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리니..

제 얼굴에 힘든일이 많아 보였다고..
돈이 필요할 것 같으니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누군지까지도 다 알고
계신분처럼 말씀하시더군요.ㅠ.ㅠ
계좌번호도 안가르쳐 주셨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죠?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계속 눈앞에 아른거리네요.. ㅡ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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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참고로 스님이 계신 절 이름은 "만우절"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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