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秦)나라가 춘추전국시대 최후의 생존자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고도의 인사정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출신과 성분, 배경을 가리지 않는 객경(客卿)이라는 개방형 인사시스템이 바로 진나라를 강하게 만든 힘이었다. 목공(穆公)에서 진시황(秦始皇)에 이르는 5명의 강력한 CEO들은 이 원칙을 고수하였다.
한때 국내 귀족들의 반발에 의하여 이 인사 개방 원칙이 흔들리기도 하였다. 초나라 객경 출신이었던 이사(李斯)는 진나라 황제에게 외부 출신 인재를 축출해야 한다는 '축객(逐客)'에 대해 반대하는 상소문 '상진황축객서(上秦皇逐客書)'를 올렸다.
그는 축객의 부당성을 알리는 다음과 같은 명문을 남겼다. '태산은 한줌 흙이라도 사양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태산같이 큰 산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秦山不辭土壤 故能成其大). 황하와 바다는 조그만 물줄기라도 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깊은 물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 군왕도 백성들을 차별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군왕의 덕을 천하에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王者不別衆庶 故能明其德).'
태산이 큰 이유는 모든 흙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요, 바다가 깊은 이유는 모든 물줄기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천하의 강한 나라가 되려면 모든 인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이 구절은 역사 속에서 증명된 개방 인사원칙이다.
'한비자(韓非子)'에는 '맹구지환(猛狗之患)'이라는 고사가 나온다. 사나운 개가 있는 가게에는 손님이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조직에도 사나운 개(猛狗)가 있다면 인재는 오지 않는다. 전국시대 정치가였던 순자(荀子)의 말 중에도 이런 말이 있다. '선비에게 질투하는 친구가 있으면 주변에 좋은 친구가 모여들지 않는다(士有妬友則賢交不親). 군주에게도 질투하는 신하가 있으면 그 주변에 뛰어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을 것이다(君有妬臣則賢人不至).'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한다. 공평한 인사시스템과 관리는 조직의 힘을 더욱 배가시키고, 무한 경쟁의 시대에 더욱 강한 조직으로 태어나게 한다. 인사에 실패한 조직은 생존이 위협 받게 된다는 것은 역사가 늘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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