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어떤 업보

難勝 2008. 12. 2. 05:45

어떤 업보 

 
여자가 죽으면 저승으로 갈 때 바나나를 들고 간다. 
여자가 평생 상대한 남자 수 만큼 바나나를 들고 가야한다.
수녀님들은 빈 손으로 간다. 
평생 남자라고는 상대해 본 일이 없으니까.
여염집 부인들은 보통 하나씩 들고 간다 
화류계 여자들은 광주리에 이고 간다 .
어느 마을에 끼가 많기로 소문난 여자가 있었다
그 소문난 여자가 바나나를 양손에 각기 
하나씩 달랑 두개만 들고 간다 .
그 마을에 사는 한 아주머니가 그 여자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 여자의 평소에 소행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아주머니로써는 그 여자가 바나나를 달랑 
두개만 들고 가는 것이 너무나 가증스러웠다.
아주머니는 그 여자 뒤를 따라가면서 혼잣말로 
비아냥거렸다.
"세상에 니가 얼마나 끼가 많은지 모르는 사람이 
없는데 그래 바나나를 달랑 두개만 들고 가야?     
참!  염치도 좋다."
그 여자가 뒤돌아 서서 아주머니에게 쏘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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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미 리어카에 가득 실어 보내고 
          떨어진 것 주워 가고 있걸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