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이 불교의 상징이 된 이유
유명한 염화시중(拈花示衆)의 미소에서 부처님이 들어 보이신 꽃이 바로 연꽃이라고 알려져 있다. 부처님께서 어느날 영산회상(靈山會相)에서 법좌에 올라 연꽃을 들고 아무 말 없이 대중들을 둘러보셨다. 그러나 그 누구도 부처님의 뜻을 깨닫는 이가 없었는데 오직 마하가섭(摩訶迦葉)만은 부처님의 참뜻을 헤아리고 살며시 웃었다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염화미소의 유래이다.
이처럼 연꽃은 불교의 정신을 잘 드러내는 꽃으로 옛부터 소중히 여겨 왔다. 그것은 연꽃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덕성(德性)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특히 부처님께서는 청정하거나 지혜로운 사람을 곧잘 연꽃에 비유하셨다.
연꽃을 일러 만다라화(曼茶羅華)라고도 한다. 오묘한 법칙이 연꽃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이 바로 연꽃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항상 맑은 본성(本性)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잘 알려져 있듯 연꽃은 못에서 피어난다. 물이 더럽거나 지저분하여도 그 속에서 귀한 꽃을 피워내는 그 모습이 마치 무명(無明)에 둘러싸였어도 깨달아서 불성(佛性)을 드러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본 것이다. 또한 연꽃은 불교의 이상적인 인간상(人間像)인 보살을 상징하기도 한다. 부처님이나 보살의 청정미묘한 미소가 연꽃송이에 구체적으로 비유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불교가 추구하는 것은 현실을 벗어난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즉 연꽃이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것처럼 불교인들은 갖가지 불의와 부정이 난무하는 사바세계에 중생으로만 남아있을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힘써 실천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같은 의미로 수많은 불교예술품들이 연꽃을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불보살이 앉아 있는 좌대를 자세히 살펴 보면 바로 그것이 연꽃임을 알 수 있다.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는 불보살이 연화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예술작품 뿐 아니라 경전의 제목도 연꽃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대승경전의 대표적인 경전 『묘법연화경(妙法蓮花經)』이나 『화엄경(華嚴經)』이 바로 그렇다. 『법화경』의 연화나 『화엄경』의 화엄이란 결국 연꽃을 뜻하는 말이다. 이는 보살의 온갖 실천행위를 비유한 표현이다.
마치 연꽃이 진흙 속에서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리들도 무명과 어리석음이라는 진흙 속에서도 보살이 되어야 한다는 간절한 바램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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