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중에 창해일성소(滄 海 一 聲 笑 : 파도에 웃음을 싣다)라는 중국음악이 있습니다.
이 음악은 중국 사천성의 민요를 원작으로, 동방불패로 유명한 소오강호라는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유명합니다.
기회가 닿은 김에 그 배경과 의미를 올려봅니다.
소오강호(笑傲江湖)의 뜻은 <강호를 비웃는다>는 것이다.
이 한마디 말은 소설 전반에 걸쳐 의미가 매우 깊은데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대부분이 강호란 곳에서 서로 다툼을 일삼는 것을 비웃고 있다.
소설의 제 1 회 멸문은 복주의 복위표국이 청성파에 의해 멸문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여기까지 읽고 나면 복위표국의 마지막 남은 임평지의 복수극을 예상해 볼 수 있으나 소설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된다.
소설의 주인공은 화산파의 대제자 영호충이고 그의 첫 등장은 직접적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입에 의해 간접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의 동문 사형제들과 항산파의 비구니 의림에 의해 묘사된 그는 매우 흥미로운 인물이다. 이런 관심을 가진 채 영호충을 직접 보게 되었을 때 독자들의 반응은 무척 다양할 것 같다.
소오강호는 김용이 얘기한대로 하나의 정치풍자이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강호를 일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거나 아니면 제 한 몸 잘되기를 바란다. 험난한 강호 속에서 영호충처럼 아무런 욕심도 없는 사람은 정말 살아가기 힘들다.
강호에 있으면 자기 한 몸 보전하기 어렵다는 말은 딱 들어맞는 말로 유정풍은 모든 강호의 인연을 끊고 음율에 빠져 살고자 했으나 좌랭선의 음모에 의해 그 결말이 비참했고 풍청양이란 인물 역시 젊었을 때 겪은 어려움으로 인해 화산에 은거하며 시종 모습을 드러내지 않게 된다.
영호충 또한 정과 사의 대립의 틈바구니에서 시종 헤어나오지 못했다. 이렇게 양쪽이 팽팽하게 대립한 상황에서 어느 한 쪽을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영호충을 보면 바보스럽다거나 답답함을 느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독자들은 그만이 진정한 사내대장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그의 행동이 진실되고 남들의 회유나 협박에 굴하지 않는 모습 때문일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시류에 영합하기 위해 스스로 몸을 굽히거나 그도 아니면 자기 몸 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들 보이게 되는데 영호충이란 인물은 그런 것은 아예 도외시하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다.
소오강호에서는 정과 사가 시종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정사는 세불양립을 외치고 있는데 이러한 면은 의천도룡기를 제외하고 그의 소설에서 찾아 보기 어렵다.
그의 다른 작품들은 역사를 기반으로 하여 민족간의 대결을 서술하는 경향이 많은데 그런 작품들은 역사무협이라고 본다면 역사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는 소오강호는 정통무협에 가깝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줄거리
대략의 줄거리를 보면 화산파의 영호충은 형산파 명숙 유정풍의 금분세수식에 참가하기 위해 오는 도중 사형제들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거기서 전백광이란 채화대도가 의림을 겁탈하려는 것을 막으려다 몸에 중상을 입게 된다.
유정풍은 마교의 곡양과 결탁했다는 누명을 쓰고 숭산파 좌랭선의 음모에 의해 집안이 멸문되고 그마저 곡양과 함께 자결하게 되는데 이쯤되면 독자들은 소설의 주인공이 영호충임을 다 알게 된다.
영호충은 유정풍과 곡양의 소오강호지곡 악보를 거기서 얻은 후 여창해와 목고봉으로부터 괴롭힘을 받고 있는 복위표국의 임진남 부부의 임종을 지켜 본다. 그 일로부터 화산파로 들어온 임평지 때문에 소사매인 악영산과 사이가 나빠지고 사과애에서 벌을 받던 중 만난 풍청양 태사숙으로부터 전수받은 독고구검으로 인해 사부인 악불군과 임평지의 의심을 받게 되고 그들은 영호충의 검법의 증진이 벽사검보로 인한 것이라고 오해한다.
영호충은 사과애에 있는 동안 풍청양으로부터 천하제일의 검법인 독고구검을 전수받지만 도곡육선과 불계화상에 의해 몸에 기이한 내상을 입게 된다.
화산파는 숭산파의 음모와 도곡육선 등 괴이한 인물의 출현으로 인해 하산하여 낙양으로 가는데 거기에서 영호충은 임영영을 만나 금 타는 법을 배우게 되고 그에게 호감을 가진 영영으로 인해 방문좌도의 인사들이 그에게 앞다투어 찾아오게 되고 사부인 악불군은 그 일로 인해 영호충을 화산파에서 내쫓는다.
내상을 입은 영호충은 임영영의 희생으로 소림사에서 역근경을 배울 수 있게 되지만 그는 방증대사의 제의를 뿌리치고 소림사를 떠나는데 그 후 향문천을 만나 의형제를 맺고 고산매장의 강남사우로부터 일월신교의 전임교주 임아행을 구출하고 자신의 내상을 해소할 수 있는 흡성대법도 연마하게 된다.
임아행은 그에게 마교에 입교할 것을 권하지만 영호충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임아행과 향문천을 떠나 사부가 있는 복건지방으로 가는 도중 숭산파의 음모로부터 항산파를 구해내고 복주의 향양항에서는 벽사검보를 얻지만 악불군이 훔쳐가고 그 누명을 영호충에게 씌운다.
영호충은 항산파와 함께 북상하다 영영이 소림사에 붙잡혀 있다는 것을 알고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많은 무리들을 이끌고 소림사로 쳐들어간다. 하지만 막상 당도한 소림사에는 아무도 없고 두 명의 항산파 사태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는데 해침을 당한 정한사태로부터 항산파 장문인이 될 것을 약속한다. 영호충은 무리들과 하산하려하지만 숭산파 좌랭선의 계략에 의해 저지를 당하다 비밀통로를 찾아내어 겨우 빠져나온다.
다시 소림사로 올라간 임아행과 정파 고수들의 다툼에서 사부인 악불군을 패하게 만들고 소림사를 떠나고 임아행의 입교제의를 다시 뿌리치고 영영과 헤어져 항산파로 가게 된다. 그러나 영영을 도와 일월신교의 동방불패를 죽이고 임아행이 다시 마교의 교주가 되는데 일조를 한다.
한편 숭산의 좌랭선은 오악검파를 오악파로 통합하려는 야심으로 숭산의 봉선대에서 오악파 병합을 위한 대회를 열고 암암리에 벽사검법을 익힌 악불군이 좌랭선을 누르고 오악파 장문인을 차지한다. 악불군처럼 벽사검법을 익힌 임평지는 부모의 복수를 하기 위해 여창해와 청성파를 괴롭히고 아내인 악영산마저 죽여서 배신하고 좌랭선과 결탁한다.
영호충과 임영영은 마교 장로들 파 놓은 함정에서 악불군을 제압하고 그에게 삼시뇌신단을 먹이고 이후 악불군이 잡아간 항산 여제자를 구하려고 사과애의 동굴에 들어가 오악검파 고수들이 전멸하는 것을 지켜 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좌랭선과 악불군은 죽음을 맞는다. 한편 임아행은 오악검파를 멸하려 화산에 오지만 이미 오악검파는 항산파를 제외하고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았다.
임아행은 영호충에게 다시 입교하라고 하지만 영호충은 항산제자들과 뜻을 같이해 임아행을 거역한다. 임아행은 항산으로 쳐들어가겠다고 선포하고 이에 소림, 무당 등의 정파는 고수들을 항산에 파견하여 지키려 한다.
그러나 막상 임아행의 죽음으로 모든 일은 해소가 되고 3년 후 영호충은 임영영과 고산매장에서 혼례를 올리고 소설은 끝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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