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윤달이 들어서 어르신들 수의를 미리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답니다.
생전에 준비하는 수의와 장례시 수의가 다르지만, 보통은 그대로 사용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생전에 준비하는 수의는 어차피 수명장수를 기원하는 의미가 크고,
예수재를 올리는 경우도 많으니 무어라 할 것은 없지만,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빈 손으로 가는 길인데 무슨 준비가 필요할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세상의 일이니 수의에 대해 간략히 알아봅니다.
수의란 상을 당하여 염습 할 때에 돌아가신 분에게 정성껏 입혀드리는 옷을 말합니다. 우리민족문화의 근간은 관혼상제(冠婚喪祭)를 중심으로 형성되어왔고 그중 으뜸은 상례문화(喪禮文化)라 할수있으며, 이 상례문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인과 영생을 함께할수있는 수의(壽衣)입니다.
즉, 수의는 자식이 고인에게 드리는 마지막 예와 효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삼베의 역사는 매우 길어. 한민족이 한반도로 이주 할 때에 벌써 삼베는 가져온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삼국지」「위지동이전」에는 삼베의 사용이 기록되어있고,「삼국사기」역시 신라 경주에서 추석날 삼베짜기 시합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 한반도에서 면이 일반화 되기 전에는 삼베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라시대 때부터 크게 발달한 마직기술은 이미 고려때에 이르러 30승포 40승표 같은 극세포 즉 본문이 말하는 세마포가 직조되었습니다.
한반도에서 이처럼 마직기술이 일찍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풍토상으로 한반도가 삼 재배에 더 없이 적당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수의에 대하여 정확한 연구자료는 없지만, 935년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나라를 빼앗긴 설움에 당시 서민들이 즐겨 입던 누런 삼베의 누더기 옷을 입은채 개골산(箇骨山- 지금의 금강산)으로 들어가 나오지 않자 이에 우리의 조상들은 상(喪)을 당했을때 삼베옷을 입고 망자(亡者)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상복(喪服)의 풍습으로 전해 내려 오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이러한 삼베수의 문화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유는 단지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에 있기 보다는 삼베가 갖고 있는 놀라운 여러가지의 기능을 이미 우리의 조상들은 알고 계셨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즉, 삼베(大麻)는 다른 직물은 물론 같은 마직물인 아마(亞麻)나 모시(苧麻)보다도 매우 뛰어난 수분 흡수력과 배출력, 항균(抗菌)기능과 항독(抗毒) 그리고 살속까지 파고든다는 자외선 차단기능을 갖추고 있는 직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수의를 삼베로 하게 되면 조상의 시신으로부터 잡균의 서식을 막아주어 시신을 깨끗하고 거룩하게 모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풍수지리설에 따라 좋은 명당에 묘를 쓰듯이 삼베로 된 수의의 사용은 이러한 삼베의 특성 때문에 시신이 잘 유기되어 고인의 유골이 변색되지 않고 황골(黃骨)이 되어 동기감응(同氣感應)식으로 조상의 기가 후손에 전해짐으로서 후손들에게 번영과 평안을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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