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청주 우암동 어딘엔가 사는 사람이 사위 넷을 두었다.
위로 셋은 글을 잘하는데 맨 끝 사위는 글도 못하고 무식쟁이 사위였다.
그래서 위의 세 사위가 오면 방에 앉혀서 맑은 술을 대접하고 글이나 지으라고 하는데, 넷째 사위가 오기만 하면 장모가 '나무나 잘라라. 물이나 길어라' 하면서 일을 실컷 시키고 겨우 탁한 막걸리 한 사발이 고작이었다. 그러니 감정이 상할 수밖에.
하루는 넷째 사위가
"에이, 이거 안 되겠다. 나도 글이나 좀 배워야겠다."
이러고서 집에 돌아와서 글읽기에 힘썼다. 그래 주경야독(晝耕夜讀)을 사 년이나 해서 겨우 무식을 면하게 되었다.
장모 환갑날 네 사위가 다 모였는데 그날도 위의 세 사위들은 방에 앉혀 놓고 맑은 술을 주며 글이나 지으라고 하고, 넷째 사위더러는 여전히 나무나 자르고 물이나 길으라 했다.
그러자 넷째 사위가
"저 이제는 이런 일 안 해요. 저도 글 배웠어요."
하며 방에 들어가 앉았다.
이것을 아니꼽게 여긴 첫째사위가 이런 제안을 했다.
"우리 글이나 하나씩 지어 보세. 故(고) 자를 운자로 해서 글을 짓세."
큰 사위가 먼저 지었다.
"山之高高石多故 (산지고고석다고)"
<산이 높은 것은 돌이 많은 까닭이다>
그래 이 넷째사위가 즉시 문장으로 대꾸했다.
"天之高高石多故 (천지고고석다고)"
<하늘이 높은 것도 돌이 많은 까닭인가?>
하고 물었다. 아무도 그 대답을 못했다.
못 들은 척하고 둘째사위가 지었다.
"鷄之善鳴頸長故 (계지선명경장고)"
<닭이 울음을 잘 우는 것은 목이 길기 때문이다.>
이렇게 짓자, 넷째사위가 되물었다.
"蛙之善鳴頸長故 (와지선명경장고)"
<개구리가 잘 우는 것도 목이 긴 까닭인가?>
또 셋째사위가 한마디 읊었다.
"路柳不長閱人故 (노류부장열인고)"
<길가 버드나무가 잘 자라지 않은 것은 사람에게 부대낀 까닭이다.>
그러자 넷째사위가 또 따져 물었다.
"丈母不長閱人故 (장모부장열인고)
<장모 키가 작은 것도 사람들한테 많이 부대껴서 그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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