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자국(師子國)에 어떤 사람이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는 도중
잘못하여 은주발을 그만 바닷물 속에 떨어뜨렸다.
그래서 그는 생각했다.
"지금 바닷물에 표시를 해 놓았다가 훗날 다시 와서
이 은주발을 찾아내야지."
그는 항해를 계속하여 두 달 만에 사자국에 닿았다.
그는 어떤 물을 보자 전에 잃어버렸던 주발이 생각나
그곳으로 가 찾기 시작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물었다.
"당신 거기서 대체 무엇을 찾고 있는거요?"
그가 대답했다.
"실은 전에 은주발을 잃어버렸거든요. 그걸 지금 찾고 있어요."
"어디서 잃어버렸는데요?"
"바다에 배를 타고 떠난지 얼마 안 돼서요."
"그게 며칠 전 일이지요?"
"두 달 쯤이요."
"두 달 전에 잃어버린 물건을 어째서 지금 여기서 찾고 있는 거요?"
"주발을 떨어뜨렸을 때 물에다 분명히 표시를 해 두었는데,
그때 표시해 둔 물도 이와 같았으니까
이곳에서 찾아봐야 할 게 아니오?"
"물이야 같지만 당신이 잃어버린 곳은 저쪽이 아니오?
지금 이곳에서 찾아봐야 헛수고요."
사람들은 저마다 배꼽을 잡고 웃었다.
옛날에 배를 타고 가다가 칼을 빠뜨리자 뱃전에 잃어버린 자리를 표시하고,
뭍에 닿자 뱃전 밑에서 물건을 찾았다는 각주구검(刻舟求劍)과 똑같은 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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