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부처님의 제자 - 천안제일 아나율

難勝 2009. 3. 24. 05:14

8) 아나율


아나율(阿那律, Aniruddha)은 부처님의 사촌동생으로 어려서부터 무척 총명하여 주위 사람들로부터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으나 부처님의 설법을 들은 후에 출가수행자가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출가가 마땅치 않았으나 결심이 굳은 것을 알고 당시 석가족에서 장래가 촉망되던 젊은이 밧디야(跋提, Bhaddiya)가 출가하면 같이 따라 허락해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어머니의 생각으로는 밧디야는 절대로 출가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약속을 한 것이다. 그러나 아나율의 두터운 신심은 밧디야 뿐만 아니라 난다(難陀)와 우바리(優婆離)를 비롯하여 뒷날 반역자가 되었던 데바닷다(提婆達多) 등 석가족의 다른 다섯 명의 젊은이들까지 함께 데리고 출가하여 사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석연치 못한 출가를 한 아나율은 출가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부처님으로부터 한 차례의 심한 꾸중을 들었는데, 그것이 계기가 되어 천안제일이라는 부처님의 십대제자가 된 인물이다. 사연인즉 어느 날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출가제자와 재가제자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한창 설법을 하고 있을 때 아나율존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 낮잠에 빠져들어 꾸벅꾸벅 졸고 말았던 것이다.


설법을 마친 부처님은 아나율을 불러놓고 '벗이여 그대는 진리를 찾아 출가한 것이 아닌가 출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낮잠을 자다니 처음 먹은 마음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하면서 간곡하게 타일렀다. 꾸중을 들은 아나율은 크게 뉘우치면서 '이 몸이 썩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다시는 잠을 자지 않을 것'이라는 서원(誓願)을 세우고 그 이후부터 한 순간의 잠도 자지 않고 계속하여 정진을 하였다.


수마와 싸워가면서 정진을 계속하던 아나율은 결국 심한 눈병을 앓게 되었고 이름난 의사 지바카가 성심껏 치료를 하고 부처님도 지나친 수행은 잘못된 것이니 하루 한 두 시간이라도 잠을 자야 한다고 여러 차례 타일렀으나 아나율은 '한번 부처님 앞에서 맹세한 일은 절대로 깨뜨릴 수 없다'고 하여 결국 육안의 시력은 잃게 되었으나 지혜의 눈인 심안을 뜨게되어 천안제일(天眼第一)의 제자가 되었다.


또 하나의 일화는 앞을 못 보는 아나율이 바늘에 실을 꿰다가 '누가 나를 위해서 실을 꿰어주고 공덕을 쌓을 이웃은 없을까'하고 중얼거렸는데, 부처님이 다가와서 '벗이여 내가 그 공덕을 받겠소'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아나율이 '더 이상 행복을 추구할 필요가 없는 성자께서 왜 공덕을 쌓으려 합니까' 하고 반문을 하자 부처님은 '내가 쌓는 공덕은 일체중생을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아나율의 옷을 꿰매어 주시었다.


무상의 깨달음을 얻으신 부처님께서 눈먼 제자의 옷을 손수 꿰매어 주시는 부모님과 같은 자상함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계속해서 공덕을 쌓으시는 부처님, 더 없이 높은 무상(無上) 깨달음을 얻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수행을 하고 공덕을 쌓으시는 부처님의 마음은 우리 불자들 모두가 반드시 본 받아야 할 큰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