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려시대의 주전자가 미국 보스턴 미술관에 있답니다.
우리의 문화재, 그 중에서도 뛰어난 것은 왜 외국에 많이 흘러나갔는지......
(기사 펌)
은제도금연화형주전자
화려한 문양에 조형성 탁월
고려 금속공예기술의 총화 미(美) 보스턴미술관에 소장
흔히 고려 공예를 조선시대와 비교하면서 화려함이 강조된 귀족적인 면모를 특징으로 꼽는다. 정교하고도 세련된 고려 금속공예의 정수라 할 만한 것이 바로 이 은제주전자이다. 미국 보스턴미술관이 이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경위는 분명치 않다. 미술관 홈페이지를 보면 1935년 한 개인 펀드를 통해 들어온 것으로 돼 있는데, 아마 그 이전에 미국으로 건너갔을 것으로 보인다.
높이 34.3㎝의 이 주전자는 은을 주재료로 만들고 부분부분 금도금을 해 장식했기 때문에 은제도금(銀製鍍金) 주전자로 불린다. 긴 주구(注口)가 달린 반구형(半球形)의 몸체와 여러 겹으로 중첩된 연화(蓮花) 뚜껑, 그리고 연화 받침과 봉황으로 장식한 뉴(紐·뚜껑 꼭지 부분에 붙어있는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다. 몸체 아래에는 주전자를 받치는 화형(花形)의 승반(承盤)까지 완벽하게 남아있어 그 가치를 더해준다.
이 주전자가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 돋보이는 것은 몸체의 외면을 24줄로 이루어진 대나무 줄기 형태로 만든 참신한 조형감에 있다. 외면 줄기마다 연화 당초문을 정교하게 음각했고 그 위·아래 단에도 당초문(唐草文)을 새겨 넣은 뒤 바로 이 부분에 도금을 첨가함으로써 화려함을 더했다.
▲ 미국 보스턴미술관에 소장된 은제도금연화형주전자(높이 34.3㎝). 긴 주구가 달린 반구형 몸체에 연꽃 무늬 뚜껑이 올려져 있고, 뚜껑 꼭대기에는 날개를 접은 봉황이 솟아있다. 몸체 아래에는 꽃 모양의 받침(승반)을 갖추고 있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몸체 중앙으로 높게 솟은 구연(口緣) 위를 연꽃 뚜껑이 덮고, 이 뚜껑 위로 또 하나의 뚜껑이 올려져 있다. 이 뚜껑들은 아래쪽으로 길게 뻗어 내린 두 갈래 못을 통해 내부와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윗뚜껑의 상부에는 날개를 접고 꼬리가 높이 솟은 봉황이 솟아있다.
몸체의 앞쪽에는 대나무 죽순을 형상화한 주구(注口)가 길게 솟아있으며, 반대쪽에는 목부터 몸체 상부에 연결되도록 네 줄로 구성된 손잡이가 유려하게 부착되었다. 아래쪽 승반의 외형은 몸체와 유사한 대나무 줄기 모양이지만 보다 굴곡지게 처리함으로써 마치 연꽃이 핀 듯 화려하다.
12세기 전반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하는 이 주전자는 중국 사천성(四川省) 팽주(彭州)에서 출토된 남송(南宋)의 은제주자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주전자는 중국 주전자에 비해 조형성이 탁월하고 문양 표현에 자신감이 넘치는 등 모든 면에서 훨씬 탁월하다. 타출문(打出文·안에서 밖으로 두들겨 솟게 한 무늬) 공예의 장식성이 한껏 발휘된 화려한 연꽃과 봉황, 음각과 양각을 적절히 이용한 아로새김[彫金], 세부의 강조가 돋보이는 도금 등 금속공예 기술이 집약돼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전자라고 하여도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이 은제주전자의 보험가액은 400만달러(50억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얼마의 가격으로 미국에 건너갔을까. 고국을 떠나고 나서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처음으로 한국에서 전시되는 이 은제주전자는 한번 우리 손을 떠난 문화재가 얼마나 돌아오기 어려운지, 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교훈처럼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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