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색하기 짝이 없고 악독하여 도덕이라곤 조금도 모르는 가난한 부부가 있었다.
부처님은 그들을 가엾게 여겨 남루한 가사를 걸친 사문으로 변신하여 그 집으로 가서 걸식을 청했다.
때마침 남편은 출타 중이었고, 부인은 밥을 주기는 커녕 욕지거리를 해댔다. 사문이 사정했다.
"저는 구걸해서 연명하는 수행자입니다. 부디 욕은 그만하시고 한끼 밥이나마 베풀어주십시오.!"
"네가 거기 서서 기다리다 죽는 한이 있어도 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냉큼 사라져라!"
그러자 사문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어버렸다.
사문의 몸은 곧 퉁퉁 부어터지고, 코와 입에서는 벌레가 기어나고 심한 악취를 풍겼다.
부인은 비명을 지르고는 방안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이에 사문은 자리에서 일어나 몇 리 떨어진 나무 및에 가서 쉬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아내가 방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상한 생각이 들어 물었다.
"도대체 무슨 일로 방안에 숨어 있는 것이오?"
"어떤 사문이 저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자가 어디 있소?"
"방금 전에 집 문 앞에 쓰러져 죽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남편은 곧 활과 칼을 챙겨들고 사문의 뒤를 쫓아갔다.
잠시 후 사문을 본 남편은 칼을 휘둘러 목을 베려고 했다. 그러나 사문은 신통력으로 조그만 유리벽을 만들어 자기 몸을 감쌌다. 그러자 남편이 외쳤다.
"이 고약한 놈, 빨리 문을 열어라!"
"먼저 그 활과 칼을 버리시오.!"
그러자 남편은 생각했다.
'일단 저자의 말을 따른 다음 맨주먹으로 혼내주리라.'
그는 활과 칼을 버렸지만 유리벽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네 말대로 했는데, 왜 문을 열지 않느냐?"
"당신 마음속의 활과 칼을 버리라고 한 것이지, 손에 있는 것들을 버리라고 한 게 아니오."
남편은 깜짝 놀랐다.
'어, 어떻게 내 마음을 아는 걸까? 아무래도 보통 사문이 아닌 모양이다...!'
그는 곧 머리를 조아리며 참회했다.
"아내가 어리석어 훌륭하신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또 저를 충동하여 독한 마음을 품게 했습니다. 그러나 부디 그녀를 가엾게 여기시어 버리지 마십시오. 당장 아내를 데려올 테니, 착한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그대의 말에 귀기울여주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들을 책망하기 전에 자신의 말에 거짓이 없는지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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