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아직 경제개발 단계에 있던 시절에는 너나없이 살기가 힘들었고, 공무원들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 시절에는 추석이나 설날 같은 명절이 돌아오면 제수를 마련하는 등 명절 준비를 하기도 힘겨웠죠.
그런 시절이었던 박정희 정권(3공화국) 때,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의 복지 차원에서 매년 2차례(설날, 추석)에 걸쳐서 소액의 상여금을 주었습니다. 이 때 상여금으로 준 봉급 명세서의 명목이 '효도비' 라는 이름이었죠.
정부에서는 명절 때 제사를 잘 모시면서 조상을 생각하고, 노부모를 찾아서 효도를 하라는 의미로 이 상여금의 명칭을 '효도비'라고 했던 것이죠.
이 금액은 말 그대로 방앗간에서 명절 떡을 맞추면 딱 맞을 정도의 소액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부 공무원들은 효도비를 '떡값'으로 불렀답니다.
이것의 현재 추석 보너스의 유래가 된것인데......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된데는 다음의 사연이 있습니다.
과거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이후락의 '떡고물'발언이 떡값=뇌물의 등식을 만들게 된 동기입니다.
과거 박정희 정권 시절 6년간 (1963~1969)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후락이라는 양반이 있습니다.
이양반은 10.26 사태이후 신군부세력에게 부정부패자로 몰리자 자신이 수백억의 재산을 축재한 과정에 대한 변명을 하면서 "떡을 만지다 보니 떡고물이 좀 떨어진 것 뿐"이라는 말을 했지요. 여기서 "떡"이라는 말은 '정치자금'과 '이권'이라는 뜻이고 자신은 그것들을 만지다가 "약간" 손에 뭍은 것(즉, 개인적으로 편의를 봐주고 받은 뇌물)을 챙겼다는 의미입니다.
그가 거론한 이 유명한 '떡고물' 이론으로 인해 원래는 '추석 보너스'나 '설 보너스'를 의미하던 '떡값'이라는 서민에게는 반갑게만 들리던 말이 졸지에 '정치권 뇌물'이라는 '더럽고 역한 냄새도 오래 가는' 말이 된 것입니다.
사실 이후락은 온 가족을 총 출동시켜 온 몸에 '떡고물'을 '기를 쓰고' 뭍힌 인물입니다.
그는 1963년 이후 대통령 비서실장이 되면서 자신의 아들딸, 사위 등을 모두 미국에 보내놓고 자신의 재산을 미국으로 빼돌려 현지에서 관리하도록 하였습니다. 당시 그의 사위 정화섭과 둘째 아들 이동훈은 LA에 거주하면서 현지에 은행을 설립해 함께 주주로 참여했고 교포 방송인 LA방송국을 설립하기도 했으며 그 실무작업을 위해 MBC직원들을 LA에 파견되기까지 했습니다. 이 같은 재력을 기반으로 정화섭은 LA한인회장에 당선되기도 했으며 LA의 부자동네인 윌셔 블바드에서 당시 돈으로 3천만 달러를 주고 빌딩을 사들여 한국 교포들에게 세놓았습니다.
또한 이후락은 1970년 중정부장에 취임한 후 그 해 12월 정보분야에 아무 경험도 없던 사위 정화섭을 중정 국제담당 2국장에 앉히고 둘째 아들 이동훈도 자신의 비서로 임명해 72년 남북회담 당시 모두 북한까지 자신을 수행하게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아들들은 재벌의 딸들과 결혼 시켜 온 나라를 사돈 관계로 얽어 놓았습니다.
참고로 당시 미국의 석유회사 칼텍스와 유니언 오닐사, 그리고 걸프사의 한국 내 합작선 선정은 제3공화국 사상 최대의 이권이었습니다.
이후락의 첫째 아들 이동진은 서정귀 당시 호남정유(미국 칼텍스소아 합작으로 설립) 사장의 사위가 됐으며 둘째 아들 이동훈(49)은 한국화약(당시 미국 유니언 오닐사와 합작으로 경인에너지 설립) 창업주이자 전 회장인 김종희의 사위가 됐습니다. 또 다른 이후락의 아들은 SK 집안과 혼인하여 현 최태원 SK 회장의 사촌매형인데 당시 미국 걸프사의 한국 내 합작선이던 대한석유공사(유공)가 SK 그룹에 흡수되었으니 결국 이후락은 유공, 호남정유, 경인 에너지 이 3대 정유공장을 가진 한국의 석유재벌들과 사돈이 된 셈입니다.
어찌 보면 이러한 관계들을 살펴볼 때 이후락에 묻은 것은 떡고물이 아니라 떡 그 자체인지도 모릅니다.
이래저래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남겨주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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