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탁의 유래

 

 

목탁의 유래

옛날 어느 절에 덕 높은 스님이 몇 명의 제자를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운데 한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제멋대로 생활하며, 계율에 어긋난 속된 생활을 일삼다가 그만 몹쓸 병이 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그 제자는 죽은 뒤에 물고기의 몸을 받아 태어났는데 등 위에 커다란 나무가 솟아나 여간 큰 고통이 아니었습니다.

하루는 옛 스승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가는데 등 위에 커다란 나무가 달린 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들이 대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습니다.

스승이 이에 깊은 선정에 잠겨 그 고기의 전생을 살펴보니, 이는 바로 병들어 일찍 죽은 자기 제자가 방탕한 과보로 물고기로 태어나 고통 받는 모습이었습니다.

스승은 이를 알고 측은히 여겨 수륙천도재(水陸薦度齋)를 베풀어 고기의 몸을 벗게 해 주었습니다.

그날 밤 스승의 꿈에 제자가 나타나서 스승의 큰 은혜를 감사해하며 다음 생에는 참으로 발심하여 공부할 것을 다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등에 있던 나무를 베어 고기 모양을 만들어 부처님 앞에 두고 쳐주기를 부탁했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고, 강이나 바다의 물고기들은 해탈할 좋은 인연이 될 것이란 생각에서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고기 등에 자라난 나무를 베어 고기 모양의 목어(木漁)가 만들어 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차츰 쓰기에 편리한 목탁(木鐸)으로 변형되어 예불이나 독경을 할 때, 혹은 때를 알릴 경우에도 사용하며, 그 밖에도 불가에서는 약방의 감초격으로 안 쓰이는 데가 없을 정도로 두루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일설에는 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자므로 수행자도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해야 불도(佛道)를 성취한다는 뜻에서 고기 모양의 목어를 만들어 아침저녁으로 치게 하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절에서 제일 흔히 보는 불구(佛具) 가운데 하나인 목탁에도 이렇게 깊은 사연이 들어 있습니다.

길고도 또한 짧은 것이 사람의 인생입니다.

자기 잘난 맛에 아무렇게나 살다보면 지나간 시간들과 이루어 놓은 모든 것들이 그저 허무할 뿐입니다.

물고기의 몸으로, 그것도 등에 큰 나무가 있던 그 제자는 아무리 반성해도 이미 때늦은 것으로 후회는 반드시 뒤에 오는 법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설화입니다.

깨달음을 향한 정진은 꼭 조용한 환경과 특별한 시간을 내어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밥 먹는 순간, 일 하는 순간, 쉬는 순간순간들이 모두 소중한 정진의 시간들인 것입니다.

잠자리에 드는 순간에도 눈을 뜨고 자는 물고기처럼 어느 순간에서나 항상 깨어있는 자세로 수행 정진하는 불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