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년간의 세시풍속
① 정월 행사:
정월 초하룻날은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로서, 이날을 '설날'이라 하여 연시제(年始祭)를 지내며, 웃어른께 세배를 드린다. 그리고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는 술·고기·떡국을 대접한다. 초하루~초사흗날까지 관공서는 공사(公事)를 보지 않고, 각 상점도 문을 닫는다. 설날에는 일가 친척 및 친지를 만나면 '덕담(德談)'이라 하여 서로 새해를 축하하는 인사를 하며, 설날의 놀이로서 남녀가 모이면 다 같이 '윷놀이'를 하고, 젊은 부녀자들은 '널뛰기'를, 남자들은 '연날리기'를 한다. 또 각 가정에서는 설날 이른 아침에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 두는데 이를 '복조리'라 하며, 그해의 신수를 보기 위하여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보기도 한다.
또 농가에서는 '나무시집보내기'라 하여 과일나무 가지 사이에 돌을 끼우는데 이렇게 하면 과일이 많이 열린다고 한다. 첫쥐날[上子日]은 '쥐불'이라 하여 농촌의 밭이나 논두렁에 짚을 흩어 놓고 불을 놓아 잡초를 태워서 들판의 쥐와 논밭의 잡충을 제거하고, 입춘(立春)날에는 '입춘 써붙이기'라 하여 대문·난간·기둥에 봄을 축하하는 글귀를 써붙인다. 또 보름 전날 농가에서는 그 해의 오곡(五穀)이 풍성하여 거두어들인 노적(露積)이 높이 쌓이라는 뜻에서 '볏가릿대[禾竿]'를 세우며, 이날 밤에는 성명설상(星命說上) 액년(厄年)에 당하는 이는 양법(穰法)으로 제웅을 만들어 그 속에 약간의 돈과 함께 액년에 당하는 이의 성명, 생년월일시를 적어 넣어 길가나 다리 밑에 버린다.
자정(子正)이 지나 15일이 되면 각 마을에서는 마을 제단에서 동신제(洞神祭)를 지내고, 보름날 새벽에는 귀밝이술[耳明酒]이라 하여 술 한 잔씩을 마시며, '부럼[腫果] 깬다' 하여 날밤·호두·은행·잣 등 굳은 껍질의 과일을 깨물고 '약밥'을 해먹는다. 동네 안의 악기(惡氣)를 진압하여 연중 무사하기를 비는 뜻으로 '사자놀음' '지신(地神)밟기' '들놀음[野遊]' '매귀(埋鬼)놀음' 등을 하며, 풍년을 기원하는(祈豊) 놀이로서 '줄다리기' '횃불싸움' 등을 하며, 어촌에서는 그 해의 풍어(豊漁)를 비는 뜻에서 '풍어놀이'를 한다. 또 보름날 밤에는 동산에 올라가 달 떠오르는 것을 맞이하여 달빛을 보고 그 해의 풍흉(豊凶)을 점치며, 다리가 튼튼해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다리밟기'를 한다.
② 2월 행사:
2월 초하룻날은 정월 보름 전날 세운 볏가릿대의 곡식을 풀어 솔떡을 해먹는다. 또 이 날은 1년 중 대청소하는 날로서 집 안팎을 깨끗하게 청소한다. 해안 지방에서는 초하루부터 20일까지 사이에 풍신제(風神祭)를 지내며 초엿샛날에는 좀생이와 달의 거리를 보아서 연중의 길흉(吉凶)을 점쳐보고, 상정일(上丁日)에는 유생들이 문묘(文廟)에서 석전제(釋奠祭)를 행한다.
③ 3월 행사:
3월 3일은 '삼짇날'이라고 하여 '화전(花煎)놀이'를 많이 하며, 한식에는 선조의 무덤에 가서 성묘를 한다. 또 한량(閑良)들은 활터에 가서 활쏘기를 하고, 그믐께는 '전춘(餞春)'이라 하여 음식을 장만해 산골짜기나 강가에 가서 하루를 즐긴다.
④ 4월 행사:
4월 초파일은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 하여 불교신자들은 절에 가는데, 이 날 절에서는 큰 재(齋)를 올리고 각 전각에 등불을 켠다. 이달에는 시식(時食)으로서 찐떡·어채(魚菜)·고기만두 등을 해먹는다.
⑤ 5월 행사:
5월 5일은 단오(端午)라 한다. 옛날에는 '단오차례'라고 하여 차례를 지냈고, 또 부녀자들은 창포(菖蒲) 삶은 물에 머리와 얼굴을 씻고 창포뿌리를 깎아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고 그네뛰기를 하며, 남자들은 씨름을 즐겼다. 13일은 '대 심는 날'이라 하여, 이 날 대를 심으며, 이달에는 소녀들이 봉숭아꽃을 따서 손톱에 물을 들인다.
⑥ 6월 행사:
6월 15일을 '유두(流頭)날'이라 하여, 음식을 장만해 산간 폭포에서 몸을 씻고 서늘하게 하루를 보낸다. 각 가정에서는 이날 유두면(流頭麵)·수단(水團)·건단(乾團)·상화(霜花)떡 등 여러 가지 음식을 해먹는다. 복중에는 '팥죽'을 쑤어 먹고, 고사리와 묵은 나물을 넣어 '개장'을 끓여 먹고, '계삼탕(鷄蔘湯)'도 먹는다. 허리 아픈 노인들은 해안지대 백사장에 가서 '모래뜸질'을 하고, 빈혈증이나 위장병이 있는 이들은 약수터에 가서 약수를 마신다.
⑦ 7월 행사:
7월 7일은 햇볕에 옷을 내어 말리고, 저녁에는 '칠석(七夕)'이라 하여 처녀들은 견우(牽牛)·직녀(織女) 두 별을 보고 절하며 바느질이 늘기를 빈다. 15일은 '백중(百中)'이라 하여 절에서는 중들이 100가지 과일과 나물을 갖추어 부처에게 공양을 한다. 또 우란분회(盂蘭盆會)를 성대히 베푼다. 농민들은 이날을 '호미씻이'라 하여 음식을 장만해서 산기슭 들판에 나가 농악을 울리며 하루를 즐긴다.
⑧ 8월 행사:
8월 상정일(上丁日)은 각 지방에서 유생들이 문묘에서 추기(秋期) 석전제를 지낸다. 15일은 '한가위' 또는 '추석(秋夕)'이라 하여 절사(節祀)를 지내고, 조상의 산소에 가서 성묘를 한다. 이 날은 송편·시루떡·토란단자·밤단자를 만들어 먹는다.
⑨ 9월 행사:
9월 9일은 중양절(重陽節)이라 하여 각 가정에서는 철음식으로 '화채(花菜)'를 만들어 먹으며, '국화전(菊花煎)'도 부쳐 먹는다. 또 '풍국(楓菊)놀이'라 하여 음식을 장만해 교외 산야(山野)에 가서 하루를 즐긴다.
⑩ 10월 행사:
10월은 '상달'이라 한다. 초사흗날은 개천절로 예로부터 모두 이 날을 기념하여 왔다. 정부에서는 공휴일로 정하는 동시에 국경일로서 엄숙히 의식(儀式)을 거행한다. 이달에는 '시제(時祭)'라 하여 먼 선조의 무덤에 모여서 제사를 지낸다. 그리고 겨울철의 부식물인 '김장'을 한다.
⑪ 11월의 행사:
11월을 동짓달이라고 한다. 동짓날은 팥죽을 쑤어 먹는데, 시식(時食)을 삼아 고사(告祀)도 하고, 또 악기를 제거한다 하여 죽물을 대문간, 대문 판자에 뿌린다.
⑫ 12월 행사:
12월을 섣달이라고 한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세찬(歲饌)이라 하여, 마른 생선, 육포(肉脯)·곶감·사과·배 등을 친척 또는 친지들 사이에 주고받는다. 그리고 그믐에는 연중 거래 관계를 청산하며, 각 가정에서는 새해 준비로 분주하다. 또 이날 밤에는 '해지킴[守歲]'이라 하여 집 안팎에 불을 밝히고, 남녀가 다 새벽이 될 때까지 자지 않고 밤을 새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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