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은 도시락의 추억
그 어린시절...
정말 모두가 어려웠을 시절...
그래서 지금 생각하면 더 마음이 따뜻해지나 봅니다.
추운 겨울, 주번은 소사아저씨한테 불쏘시개와 장작을 배당(?)받아와 눈물 콧물 다 흘리며 겨우 난로에 불을 지펴놓아야 했고,
4교시에 선생님께서 난로위에 도시락을 올려놓으라는 지시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난로위에는 양은 도시락이 탑을 쌓아 놓습니다.
중간시간에 도시락자리를 바꿔놓으라곤 하지만 아차 잊을라 치면 까맣게 탄 밥이 되거나 뚜껑을 열기가 무섭게 식어버리는 찬밥이 되기 십상이었죠.
첨엔 왜 엄마가 도시락 밑에 기름을 바르고 김치를 깔아 놓는지 몰랐습니다.
어린기억에 그런 반찬이 친구들 눈에 띄면 챙피할까봐 그렇게 놓는줄만 알았습니다.
차츰 구운 김치 도시락에 입에 익숙해질즈음 아주 가끔씩은 계란후라이를 넣어주실때도 있었습니다.
4교시가 끝나갈 즈음 도시락에서 군침 도는 냄새가 교실을 가득 메우며 코를 자극하기 시작하면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힐끔힐끔 난로쪽을 자꾸만 쳐다 보던 기억도 나네요.
멀리서 오는 친구들은 눈이 많이 내리는 날이면 학교에 도착하는 그 시간이 등교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교실에 도착하면 눈에 젖은 장갑, 목도리, 양말, 신발 등을 연통위에 걸쳐놓고 말리게 했던
선생님도 기억이 나구요.
지금 생각하니 그 정겨운 풍경이 새삼 그리워집니다.
추운 겨울만큼 많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던 그 시간이 제게는 너무도 소중한 추억의 시간이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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