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 가득 추억이 쌓이는 곳, 강릉 안목ㆍ사천해변
10여년 전부터 해변 곳곳에 자판기
동전 몇잎에 달콤한 바닷가 데이트
최근엔 전망좋은 카페 10여곳까지
'커피의 본능은 유혹,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다.' 프랑스작가 다테랑의 커피예찬론이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요즘 커피 생각이 간절해진다. 재미있는 사연이 있고 커피만큼 감미로운 풍경이 있는 곳을 소개한다. 강원 강릉 안목해변이다.
■안목해변
강릉 경포해수욕장에서 정동진 방향으로 해안도로를 따라 10여분 가면 안목해변에 닿는다. 백사장 길이가 약 500m 되는 해변이다. 이곳 백사장 뒤 해안도로는 10여년 전부터 '길카페'로 통했다. 길거리 카페란 이야기다. 왜 '길거리 카페'일까. 커피자판기가 많아서다. 둘러보면 식당 옆, 슈퍼마켓 앞, 공중화장실 옆 등 곳곳에 커피자판기다. 몇 대나 될까. 이 일대에서 8년째 커피자판기 4대를 운영 중인 박창성씨는 "불과 약 500m 길이의 도로를 따라 30~40대의 커피자판기가 있다. 5~6년 전만 해도 얼추 80대가 넘었다"고 했다.
자판기가 많아진 이유는 이렇다. '전국구' 관광지인 경포해수욕장은 일찌감치 유명한 카페가 많았다. 전망도 좋아 인기였다. 자판기사업자들은 여기에서 힌트를 얻어 안목해변에 자판기를 설치했다. 안목은 강릉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바닷가라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이 주머니 가벼운 젊은층 사이에서 '대박'이 났다.
요즘 안목 바닷가는 카페와 자판기가 어우러져 '길카페'가 아닌 '커피거리'로 변신했다. '네스카페' '모래위에 쓰는 편지' '엘빈' 등 2002년부터 생겨난 커피가게가 어느덧 10여 곳이나 들어섰다. 쌀쌀한 날씨에도 커피가게를 찾는 이들이 제법 많다. 초겨울 고즈넉한 바다 풍경이 그리워 온 사람들도 있고 옛 7번 국도를 따라 호젓한 드라이브를 즐기다 들른 이들도 있다. 안목 바닷가 한편에선 항구 개발공사가 한창이라 조금 부산스러운 것이 단점. 하지만 이곳엔 예쁜 등대가 있는 방파제가 있고 갈매기들도 제법 많이 날아들어 커피와 호젓한 산책을 즐기기에 모자람 없는 운치가 있다.
수가 줄긴 했어도 지금도 자판기 앞에 차를 멈추고 커피를 뽑는 이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 중에는 '자신만의 자판기'에서만 커피를 뽑아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즉, 자판기마다 단골이 있는 셈이다. 자판기도 전과 달리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헤이즐넛 등 종류도 많아졌다. 얼음이 들어간 냉커피도 나온다. "유명한 만큼 이곳 자판기 관리가 전국에서 가장 잘 될 것"이라고 한 자판기 운영자가 설명했다. 문제가 생기면 오히려 손님들이 먼저 야단법석이란다.
■사천해변
강릉은 '커피의 도시'로 익히 유명하다. 핸드드립의 고수로 꼽히는 박이추씨, 커피 명소인 '테라로사'를 운영하는 김용덕씨 등 커피와 관련한 유명 인물들이 많은 덕분이다. 이들이 각각 운영하는 보헤미안, 테라로사는 이미 전국적으로 이름난 강릉의 커피 명소다.
강릉시 문화예술과의 한 직원은 "강릉에만 150여 곳의 커피전문점이 있고 이 중 로스팅전문점도 20여 곳에 달한다. 인구비율로 따져보면 강릉은 전국에서 로스팅전문점이 가장 많은 도시"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안목해변의 '달콤한' 사연 등이 어우러지며 강릉과 커피는 불가분의 관계가 됐다. 이달 초에는 안목에서 커피축제도 열렸다.
안목해변과 함께 최근에는 사천해수욕장 인근 해안이 커피명소로 뜨고 있다. 하슬라, 쉘리스 등 전망이 좋은 로스팅전문점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건물의 외관도 이국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번 주말 고즈넉한 바닷가를 배경으로 '커피의 유혹'을 즐겨보시길.
'커피커퍼'직접 로스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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