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心淸事達(심청사달) - 마음을 깨끗이 가지되 일만은 확실히...

難勝 2011. 1. 12. 17:32

 

 

 

心淸事達(심청사달)

마음을 깨끗이 가지되 일만은 확실히 한다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감사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가 ‘전관예우’ 논란 등에 휘말린 끝에 12일 만에 사퇴한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심경을 토로하며 인용한 구절로, 원문은 장자(莊子)의

鵠不日浴而白(곡불일욕이백) 烏不日黔而黑(오불일검이흑)입니다.

 

당사자는 억울하고 분하겠지만, 요즘 세태로 보아 진실이 가려지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합니다.

 

말 나온 김에 관련 글 덧붙입니다.

 

 

 

 

수지오지자웅(誰知烏之雌雄)

'누가 까마귀의 암수를 구별하겠는가'라는 뜻으로, 까마귀의 암수를 구별하기 어려운 것처럼 시비나 선악 등을 분명하게 가리기 어려움을 비유하는 말이다.

 

 

사람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의 본성을 바꾸기는 어렵다.

 

본성대로 자연의 섭리에 맞춰 살 것을 주장했던 장자가 천운(天運)편에서,

“두루미는 날마다 미역 감지 않아도 새하얗고, 까마귀는 날마다 먹칠하지 않아도 새까맣다”

(鵠不日浴而白, 烏不日黔而黑 곡불일욕이백 오불일검이흑) 고 빈정거린 것도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한자 까마귀 오(烏)는 부리에서부터 발끝까지 검어 눈조차 식별되지 않는다고 해서 새 조(鳥)에서 눈깔에 해당하는 한 획을 뺀 것.

그런 까마귀들이 떼 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온통 검은색이어서 ‘오비일색’(烏飛一色)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또 까마귀는 평소에는 무리를 지어 잘 어울리다가도 먹이만 보면 서로 먼저 먹기 위해 다툰다.

그래서 모아놓으면 뭉칠 줄 모르고 다투기만 하는 군대를 오합지졸(烏合之卒)이라고 했고,

어울리기는 어울리되 이익 앞에서는 대가리 터지게 싸우는 사람들의 사귐을 ‘오집지교’(烏集之交)라고 했으며,

제 새끼나 어미 따위의 자기 피붙이만 생각하는 정을 ‘오조사정’(烏鳥私情)이라고 했다.

 

반포지은(反哺之恩)이 어쩌고저쩌고 까마귀를 효조(孝鳥)라고 부르기도 하나, 그건 까마귀보다 못한 인간을 꾸짖기 위해 만들어낸 훈계용 고사성어에 지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