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행위를 하는 여성은 `공동변소`
빙두? 떼떼? 해방처녀?…北, 은어 확산
최근 북한에서 마약 문제가 확산됨에 따라 '얼음','빙두' 등 마약을 일컫는 은어가 주민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12월 방학을 앞둔 혜산시 연봉고등중학교 4학년 학생 5명이 학교 화장실에서 얼음(필로폰)을 하다가 체육교원에게 들켰다"고 보도했다.
데일리NK도 "중학생들을 비롯해 젊은 층들이 빙두(마약의 일종)에 집착, 인생을 포기하는 현상들이 나타나 당·법·교육기관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전했다.
강력한 언어통제 정책을 펴고 있는 북한에서 마약과 관련된 은어가 나도는 것은 내부 통제력이 약해지고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젊은 부랑자를 뜻하는 '꽃제비'라는 말도 언론을 통해 자주 등장했다. '꽃제비'라는 은어는 지난해 10월 뼈만 남은 모습으로 토끼풀을 찾아다니는 여성의 모습이 'KBS스페셜'을 통해 방송되며 그 실체가 확인됐다.
탈북자가 급증함에 따라 이들과 관련된 은어들도 생겨나고 있다. '한라산 줄기'나 '두만강 자금'은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측의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 간부들이나 엘리트들 사이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나 후계자 김정은을 비꼬는 은어들이 은밀히 번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데일리NK는 "(북한의)간부들 사이에서는 김정일을 '떼떼'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보도했다. '떼떼'란 말을 더듬는다는 뜻의 북한 은어다.
열린북한방송도 한 소식통을 인용, "김정일의 세습후계자인 김정은을 부르는 북한 내 파워엘리트들의 은어는 '꼬맹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정권 수립기부터 남존여비 사상을 '봉건사회의 잔재'라며 강하게 배격해 왔지만 북한에도 여성을 비하하거나 물화(物化)하는 은어들은 존재한다.
북한자료센터에 따르면 '해방처녀'(남녀관계가 복잡한 미혼 여성이나 미혼모), '재털이'(아무 남자나 관계하는 여자', '깔개'(당 간부의 여비서), '공동변소'(매춘행위를 하는 여성), '간부절단기'(문란한 성관계로 당 간부가 처벌받게 된 경우 그 상대여성을 뜻하는 말) 등의 성(性) 관련 은어가 북한에서 사용되고 있다.
자본주의·봉건주의·미신 등의 잔재를 주민들로부터 차단하고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는 북한의 언어정책은 속담에서도 잘 드러난다.
북한자료센터에 따르면 북한은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봉건주의), '세 잎 주고 집 사고 천 냥 주고 이웃 산다'(자본주의), '귀신도 빌면 듣는다'(미신) 등의 속담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 '낙락장송도 근본은 종자'와 같이 후계체제를 합리화하거나 '소금이 쉴까', '나비도 밝은 불을 찾아온다'처럼 당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는 속담들을 새로 만들기도 했다.
주민들의 사상교양과 학습을 독려하는 내용의 '박달나무도 좀이 슨다', '재를 털어야 숯불이 빛난다'나 근면한 생활태도를 강조하는 '고기 보고 기뻐하지 말고 가서 그물을 던져라', '나간 사람 몫은 있어도 자는 사람 몫은 없다' 등도 당국에 의해 만들어진 속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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