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인만인지정 일인지정시야 (天人萬人之情一人之情是也)
천인 만인의 마음이 한 사람의 마음과 같다.
사람의 마음이란 근본적으로 비슷한 것이다.
내가 싫은 것은 남도 싫고 내가 좋은 것은 남도 좋은 법이다.
따라서 남의 마음을 알고자 하거든 나의 마음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과의 관계에 적용하는 것’
이것이 바로 서(恕)이자 추기급인(推記及人)이고 혈구지도(絜矩之道)인 것이다.
추기급인(推己及人)은 자신의 마음을 미루어 남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뜻으로 ‘논어’(論語)에서 공자가 강조한 ‘충서’(忠恕)의 정신, 또는 ‘혈구지도’와 의미가 상통하는 말이다.
공자는 용서하다는 뜻의 ‘서(恕)’를 ‘기소불욕물시어인(己所不欲勿施於人)’이라고 설명하였다. 직역하면 ‘자기가 바라지 않은 것은 남에게도 베풀지 말라’는 것이다. 이 말은 ‘진실로 내가 바라는 것을 남에게 베풀라’ (또는 세상에 표현하라)는 의미로 풀 수 있다.
'혈구지도(絜矩之道)'는 <대학>에 나오는 구절로 자기 처지를 미루어 남의 처지를 생각하는 마음을 말한다.
자신이 당한 아픔을 통해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아픔을 되짚어 헤아리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옛 성현이 말하는 '혈구지도'의 모범이다.
“도끼자루로 쓸 나무를 베네, 도끼자루로 쓸 나무를 베네! 그 본이 멀리 있지 않네.”
도끼자루로 쓸 나무의 본을 다른 데서 찾지 말고 자기가 쥐고 있는 도끼자루에서 찾으라는 『시경(詩經)』의 노래이다.
이를 톨스토이의 음성으로 다시 들어본다.
“자신에 대해 알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라.”
자신의 처지로부터 남의 처지를 유추해내는 것이 인을 행하는 방법이다.
자신에 대하여 아는 자는 남에 대해서도 아는 자이다.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면 남의 마음을 알 수 있고 현재를 살펴보면 옛날을 알 수 있다.
(나의)마음으로써 (남의)마음을 헤아리고 (나의)정으로써 (남의)정을 헤아린다.
<<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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