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신탕
세계 많은 나라로부터 문제가 되고 있는 개고기.
하지만 맛과 영양의 우수성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고기를 우리나라에서는 보신탕이라고 부르지만, 중국에서는 개고기를 향육, 북한이나 연변 교포들은 단고기라고 한다.
이렇게 개고기에 대한 명칭을 두루 살펴보면 맛있다라는 표현이 거의 들어 있는데, 맛과 영양을 인정하면서도 꺼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인간과 가장 가까워서 그런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즐겨먹는 개고기는 예전에는 많은 나라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중국, 고대 로마에서도 먹었고 북미, 아프리카, 남태평양 섬 등지에서도 식용하였다고 하며, 몇 해전 스위스의 동부지역에서 개고기로 만든 소시지와 훈제품을 먹어 왔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었다.
그럼, 개고기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먹었을까?
신석기 시대에 개뼈가 널리 출토되었던 것으로 보아 우리는 예전부터 즐겼다고 추측한다. 옛 서적에도 개고기를 맛있게 해먹는 방법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 걸 보면, 예전부터 개고기는 보신용으로 널리 알려지기는 했으나, 먹으면 부정을 탄다고 해서 귀한 아이에게는 먹이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육개장을 개고기 대신 몸보신용으로 먹었다고 한다.
보신탕의 유래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 세 번의 경일(庚日)이 ‘삼복(三伏)’이다.
초복(初伏)은 하지(夏至)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중복(中伏)은 네 번째 경일, 말복(末伏)은 입추(立秋)부터 첫 번째 경일이다. 경일은 오행(五行)으로 금(金)에 속한다.
‘사기(史記)’에는 진(秦)나라 덕공(德公)이 복사(伏祠)를 처음 시작했다면서 “복(伏)이라는 것은 금기(金氣)가 엎드려 숨어 있는 날이다[金氣伏藏之日也]…금(金)은 화(火)를 두려워한다”라고 했다.
복사는 사대문(四大門)에서 개를 찢어 충재(蟲災)를 막는 제사인데 이 행사가 구장(狗醬), 즉 보신탕의 유래가 되었다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는 전한다.
개고기는 화(火)에 해당하고 복(伏)은 금(金)에 해당하는데 복의 금기(金氣)를 화기(火氣)로 눌러 더위를 이기라는 뜻이다.
우리의 개고기 식용의 역사는 고구려벽화에 등장하는 개잡는 장면을 볼 때 최초의 역사적인 근거로 추측할 수 있고 고려시대에는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했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31년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하여 아첨배들이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기도 하다.
조선시대 정조 19년(1795) 음력 6월 18일의 혜경궁 홍씨 회갑상에 구증(狗蒸)이 오른 데서 알 수 있듯이 보신탕은 궁중에서도 즐겼던 음식이다.
한국의 개식용에 관한 최초의 외국으로의 소개는 1847년 프랑스 선교사 달렌이 쓴 "조선 교회사" 첫머리에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이다."라고 쓰여 있어 예로부터 조상들은 개고기를 즐겨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더위가 시작되는 초복부터 영양가가 풍부한 개장을 먹고 더위를 이기려했던 선인들의 슬기를 느껴볼 수 있다.
개고기는 중국 광동성에서도 즐겨 광동성 개고기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황육"이라고 하여 개의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요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누렁개를 최고로 친다. 조선족이 많이 사는 연변 지방에서도 "디양러우"라는 개고기요리도 있기도 하다. 중국인들에게 개는 단지 고단백질 음식일 뿐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옛부터 즐겨왔다. 일본인은 쇠고기는 먹지 않고 개고기를 먹는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한국, 중국, 일본의 개식용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대중적인 음식으로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재미교포 김연수의 북한 방문기에는 "우리 한민족이 단일민족이라는 또 하나의 증거는 개장국에 있다."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실제로 북한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기도 하고 심지어 요리법까지 발표되기도 하고 호텔식당에서도 개고기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보면,
"개고기는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는 산(酸)하고 무독(無毒)하다.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기력을 증진시킨다. 또한 양기를 도와서 양물(陽物)을 강하게 한다"고 적혀있다.
이처럼, 보신탕은 예로부터 혈액순환을 돕고 양기를 높이는 식품이다.
다른 육류에 비해 고단백질, 고지방 식품이며 소화 흡수가 빠르고, 단백질은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흡수되는데, 개고기는 아미노산 조직이 사람과 가장 비슷해서 단백질 흡수율이 높아 병후 회복이나 수술 후에 복용해 왔다. 또한 보신탕은 성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포화지방산이 적은 반면, 몸 안에서 잘 굳지 않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식품이다. 지방질을 구성하는 지방구의 크기도 소기름이나 돼지기름에 비해 6분의 1 정도여서 과식해도 탈이 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현대 영양학적으로도, 개고기는 소화력이 뛰어난 아미노산 성분과 비타민(A,B), 지방질이 풍부하고 특수 아미노산 성분이 많아 체력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보신탕은 개고기에 토란줄기, 들깻잎, 마늘 등을 넣어서 요리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보신탕에 추가되는 양념 중 마늘은 알리신과 스크로티닌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각종 영양소가 위장에서 효율적으로 흡수되게 도와준다. 단백질이 풍부할 뿐더러 육질이 연해서 먹기가 편하다.
보신탕은 보신의 측면에서 볼 때 예로부터 몸이 허약해서 생긴 결핵이나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한다. 공중을 나는 새도 결핵에 걸리나, 개는 결코 결핵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몸이 여위고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으며 시큰시큰 아프고 어지럽고 눈앞이 아찔할 때나, 귀에서 소리가 나고 피로할 때와 유정, 음위증, 식은땀이 날 때, 비장과 위장이 냉하고 무력한 데 좋다. 여성의 경우, 피부 미용에 좋고 젖을 잘나게 하고 대하증을 낫게 한다.
개고기는 다른 육류에 비해 단백질, 무기질, 콜레스테롤의 함량이 적은 반면, 지방질, 비타민(A, B1, B2),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다른 육류와 큰 차이가 없다. 개고기는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고 지방산은 혈액 속에서 잘 굳지 않는 불포화지방산이기 때문에 동맥경화 등 성인병을 일으킬 위험이 다른 육류에 비해 낮다. 반면 개고기는 지방량 이 많아 비만, 당뇨병, 지방간 등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이롭지 않다. 개고기는 소화가 잘되는 양질의 단백질이 함유되어 보양음식의 제일로 여기지만, 오리고기나 닭고기도 다른 육류에 비해 섬유가 가늘고 연한 양질의 단백질 식품이다. 한편 개는 사람과 같은 음식물을 섭취하며 지내온 가축이어서 단백 조직이 사람과 유사하기 때문에 소화흡수가 잘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혹자는 단백질 조성이 유사해도 아미노산 형태로 분해되어 체내에 흡수되므로 별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여름에는 고단백식이 권장된다. 땀을 많이 흘려 피로하고 지친 근육에 활력을 불어 넣고 수면을 유도하며 피로 물질을 배출하는데 단백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고기의 금기
우리의 생활 속에서도 개고기를 금기시하는 습속이 남아 있기도 하다.
그 근원을 살펴보자면 대략 몇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첫째는 "불교의 설화의 영향"이다.
부처님의 제자 중 신통제일인 목련존자의 어머니가 아귀도의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을 때, 어머니의 모습을 본 목련존자는 부처님께 간청하여 어머니를 개로 환생하게 한 일이 있다. 이 날을 기리려고 우란분재를 베풀고 어머니의 넋을 달래니 개가 된 어머니가 극락정토에 다시 태어났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날은 불교의식에서 "우란분절"이라고도 하며 또한 가장 개고기를 즐겨 먹는 백중날 이기도 하니 묘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불교의 기본 교리를 강조하는 동남아의 소승 불교권에서는 개고기를 금기시하고 있다.
둘째로 민간 산신신앙의 영향이다.
예로부터 호랑이는 산신으로 간주되어 왔다.산신인 호랑이가 즐겨 먹는 것이 개인데, 개를 먹게 되면 호환을 당할까 염려되어서 금기시 한데서 유래한 것이다. 이상의 이유가 금기시한 이유인데도 불구하고 오늘날 서양의 "애완견 사고"가 들어와서 개고기에 대한 금기가 확산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애완견 사고의 결론은 "어떻게 사랑스러운 개를 잡아먹을 수 있느냐"로 모아진다.
그러나, 애완견을 좋아하는 그들의 행태를 보면 말고기의 내장을 먹는다든지, 양고기의 눈알을 빼먹는 것을 최고의 일미로 친다든지 하는 유럽의 야만적인 식습관은 역사적으로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우리의 전통적인 개에 대한 인식은 세가지로 나누어진다.
"본초강목"이란 고서에서는 개의 쓰임은 세가지인데 하나는 "사냥개", 하나는"집지키는 개", 또 하나는 식용으로 쓰는 "식견"이라고 했다.
애초부터 동양적인 사고에서는 "애완견"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세상에서 다리가 두 개 달린 것과 네 개 달린 것 중에서 못 먹는 것은 딱 두가지가 있다. 전자는 사람이고 후자는 책상이다. 즉 사람과 책상 말고는 못 먹을게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개고기에 대한 편견은 음식문화에 대한 오만불손한 태도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신탕 요리의 특징
보신탕의 효능과 관련해서 주목할 부분은 조리법으로, 보신탕에 추가되는 양념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마늘인데 마늘은 알리신과 스크로티닌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서 각종 영양소가 위장에서 효율적으로 흡수되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특히 개소주는 결핵이나 호흡기 질환에 좋다고 한다. 왜냐하면 공중에 나는 새도 결핵에 걸리지만, 개는 결핵에 결코 걸리지 않는다 한다.
우리의 조상들이 물려준 고서들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개고기의 요리법은 아주 다양하다.
조선시대 부녀자들의 생활 지침서였던 "규합총서"에는 개의 피가 고기맛을 돋운다는 것, 날차조기잎을 개장국에 넣으면 개 냄새와 독을 없앤다는 것, 개를 잡을 때 매달아 죽여야 냄새를 없앤다는 것들의 상세한 요리법까지 언급하고 있다.
이어서 눈망울이 누런 개는 여자에게 성약이오, 배와 네다리와 꼬리까지 검은 개는 남자에게 유익하다 라고 소개하고 여기다 증구법(개찌는 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보신탕의 명칭
보신탕이란 이름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면 한자로는 보신(補腎)을 쓴다.
보는 부족한 것을 채운다는 뜻이며 신은 콩팥을 뜻하는 말이다. 즉 신장을 도운다는 말로, 신장은 우리의 몸에서 수기를 담당하는 장기이다.
신장은 주로 우리 몸의 혈맥을 다스릴 뿐만 아니라 성기능을 담당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오행으로는 수에 해당되는데, 한 여름의 화기를 이기려면 수기인 신장이 수극화의 원리로 더위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더위를 이기는 신장을 보하는 음식을 "보신탕"이라고 한다.
항간에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여 "영양탕"이라든지 하는 정체불명의 말을 사용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일 것이다. 원래는 보신탕이라는 말은 한방의학에서 쓰는 용어이었으며, 일상생활에서는 개장이라고 했다. 이조시대에는 "구장"이라고 했으나 이후로 "개장"이라는 일반속어로 변화되어 온 것이다. 개장은 주로 일반서민들이 애용하여 왔고 지배계층인 양반층에선 개장에다가 개고기를 쓰지 않고 소고기등을 넣어서 "육개장"이라고 한 것이다.
따라서 보신탕이라는 용어보다는 "개장"이라는 말이 더 적절하며 "영양탕"이라든지 "멍멍탕"이라는 말은 이렇게 좋은 음식을 비하시키는 동시에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또 한 번 일그러지게 하는 셈이다.
(퍼 온 글로, 역사 문화 측면에서 본 글이며, 우리 불교의 입장에서 권장하는 것은 아니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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