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랑
어깨에 짊어진 바랑
그 속엔 한 움큼 근거 없는 망상이 들어 있고
그물 같은 삶의 번뇌도 들어 있고
세상의 온갖 잡념이 들어 있다
짓눌려 나를 잡는 등짐을 벗어버리면 홀가분할 텐데
벗는 순간 백 년을 다 산 것 같은 두려움
개벽이라도 일어날까 봐 벗지 못한다
그래 혼자일 수는 없다
내가 먹는 것과 입는 것 모두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바랑,
내가 짊어지고 갈 책임과 의무며
살아 생전 보시하고 남에게 갚아야 할 은혜의 빚이다.
최명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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