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내가 뿌린 꽃씨 하나

難勝 2012. 3. 23. 04:43

 

 

 

 

내가 뿌린 꽃씨 하나



가을엔 낙엽 한 잎에도
시인이 되고
가을엔 바람 한 줌에도
방랑자가 됩니다.

코스모스잎이 흩어지니 인생을 알게되고
고적한 달빛 창가에 앉으니 고독을 알게되고
그윽한 차 한잔에 어느새 님 잃은 사연을 품은
그리움의 한떨기 꽃이 됩니다.

마음이 조금은 허전한  날은
안개낀 공원벤치에 우두커니 앉아
오지않을 누군가를 마냥 기다리고

호숫가에서 길잃은 외기러기라도 만난다면
마음은 이미 천갈래 만갈래 찢어져
잔물결에 흠뻑 젖어 버리겠지요.

이 계절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 하여도
마음속에 웅크린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씨하나는
오늘도 아름다운 영혼의 이슬을 먹고
맑은 웃음을 틔울 희망을 꿈꿉니다.

내가 부를 사랑노래가 허공에 흩어져
작은 메아리가 되어 이세상에 헤메이더라도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꽃씨하나를
나의 노래에 실어 보내렵니다.

먼 훗날 길고 긴
인생 여행길에서 만나
어느 마음 골짜기에서 움틀
나의  꽃씨하나를 위해

오늘 나는
바람을 마시고
구름을 마시고
푸른 하늘을 마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