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연꽃(蓮花.蓮華)
연꽃은 진흙 못에서 피어난다. 물이 더럽고 지저분하여도 그 속에서 청정하고 아름답고 귀한 꽃을 피워내는 모습이 사바세계에 존재하는 부처님 가르침(佛法)에 비유되어 불교의 꽃으로 상징되고 있다. 또 무명 속에서 깨달음을 얻어 성취되는 진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말은 연꽃의 성격을 잘 나타내고 있다. 더러운 곳에 처해 있어도 항상 맑은 본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청정하거나 지혜로운 사람을 곧잘 연꽃에 비유했다. 연꽃을 일러 만다라화(曼茶羅華)라고도 한다. 삼라만상을 상징하는 오묘한 법칙이 연꽃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유명한 염화시중의 미소에서 부처님이 들어 보인 꽃이 바로 연꽃이다. 또 부처님이 룸비니 동산에서 태어나서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걷고 있을 때 땅에서 연꽃이 솟아올라 태자를 떠 받들었다고 경전은 적고 있다. 인도에서는 연꽃을 진귀한 꽃으로 여겼으며, 청.홍.황.백련화 등으로 나누었다.
그 중에서 백련화는 번뇌에 오염되지 않은 청정무구의 불법성에 비유되었다. 연꽃에는 각 부분마다 불교의 원리를 말하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활짝 핀 연꽃잎은 우주 그 자체를 상징하고, 줄기는 우주의 축을 의미한다. 연합에는 9개의 구멍이 있는데 이는 9품을 말하며 3개의 연뿌리는 불.법.승 삼보를 뜻한다. 연꽃의 씨는 천 년이 지나도 심으면 꽃을 피운다 하여 불생불멸(不生不滅)을 상징한다. 또 꽃이 피면서 열매가 생기는 것은 인과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연꽃은 불교의 이상적 인간상인 보살을 상징하기도 한다. 연꽃이 진흙 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여 이룩해야 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많은 불교예술품들은 연꽃을 형상화하여 그 깊고 오묘한 뜻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불보살의 좌대는 모두가 연꽃이다. 예술작품뿐 아니라 <묘법연화경><화엄경>등 경전의 제목도 연꽃과 관련돼 있다.
19. 5대 보궁(五大寶宮)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전각을 적멸보궁이라 한다. 우리나라에는 신라의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님 사리와 정골을 나눠서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양산 통도사, 강원도 오대산 중대에 있는 상원사 보궁, 설악산 봉정암, 태백산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적멸보궁이 바로 성지로 꼽히는 5대 보궁이다.
보궁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화엄경>을 설한 중인도 마가다국 가야성의 남쪽 보리수 아래 금강좌에서 비롯됐다. 그 후 보궁은 불사리(佛舍利)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게 됐다. 그래서 적멸보궁에는 불상을 안치하지 않는다. 대신 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戒壇)을 만들기도 한다. 통도사는 대형 금강계단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안치해 계율근본도량불보종찰이 됐다.
금강계단을 받들어 기도하고 예불을 올리는 대웅전(보물 144호)에는 전면에 "적멸보궁"이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다.
오대산 중대의 적멸보궁은 자장율사가 "문수진성의 주처"라는 생각에서 부처님 사리를 모신 성지로, 4방불 신앙의 중심인 비로자나 법신불로 상징되고 있다. 이 보궁의 불사리는 어디에 안치됐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보궁 뒤에 1m 높이의 판석에 석탑을 모각한 마애불탑이 상징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설악산 봉정암은 해발 1224m의 고지대에 있는 적멸보궁이다. 이 절 역시 자장율사가 창건하고 5층 석탑에 불사리를 안치했다. 강원도 정선의 정암사도 통도사처럼 법당에 불상을 두지 않은 보궁이다.
자장율사가 꿈에 문수보살의 가르침을 받아 지었는데 보궁과 함께 수마노탑(보물 410)이 천의봉 중턱에 서 있다. 보궁 뒤에는 진신사리가 안치된 보탑이 서 있고 그 옆에 자장율사가 도를 닦았다는 토굴이 있다.
20. 심우도
불교의 禪宗에서 수행자가 수행을 통해 본성을 찾는 것을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하여 그린 禪畵.선의 수행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도해한 그림으로서 수행단계를 10단계로 하고 있어 十牛圖라고도 한다. 송나라때 만들어진 보명(普明)의 심우도와 곽암(廓庵)의 심우도등 두 종류가 우리나라에 전래 되었는데 최근에는 곽암의 것을 많이 그리고 있으며 주로 사찰의 법당벽화로 많이 묘사되고 있다.
이 심우도의 대체적인 내용은 처음 선을 닦게 된 동자가 본성이 라는 소를 찾기 위해서 산중을 헤메다가 마침내 도를 깨닫게 되고 최후에는 선종의 최고 이상향에 이르게 됨을 나타내고 있다.첫번째 尋牛는 사람에게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는 圓性인 마음의 소를 잃어버린 뒤 그것을 찾으러 나 선 것을, 두번째 見跡은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고 心牛의 자취를 보기 시작했 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세번째 見牛는 聞法修學의 공에 의해 마음의 소를 발견한 것을, 네 번째인 得牛는 이제 본성을 찾았지만 아직 번뇌가 완전히 없 어지지 않았으므로 더욱 열심히 수련해야 한다는 것을, 다섯번째인 牧牛는 소에 고삐를 물리고 돌아오는 모습으로 깨달음 뒤에 오는 방심을 더욱 조심 해야 함을 비유했다. 여섯번째 騎牛歸家는 길들여진 소를 타고 피리를 불며 돌아눈 모습으로 모든 망상에서 벗어나 본성의 자리에 들었음을 그렸다.
일 곱번째 忘牛存人은 집에 돌아왔지만 소는 없고 오직 자기혼자만 남아 있는 것을 그린 것으로 쉬지 않고 수련해야 함을, 여덟번째 人牛俱忘은 소도 자신도 잊었다는 텅빈 원만 그린 것으로 情을 잊고 세상의 物을 버려 空에 이르렀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아홉번째 返本還源은 본심은 본래 청정하여 아무 번뇌가 없어 산은 산대로 물은 물대로 보게 되며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얻었음을 비유한 것이며, 마지막 입전수수는 중생을 위해 자루 를 들고 자비의 손을 내밀며 중생있는 곳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렸다. 즉 利 他行의 경지에 들어 중생제도에 나선 것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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