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달타 태자가 네란자라(Neranjara) 강가에서 목욕하고, 우루벨라(Uruvela) 근처의 세나니 마을의 촌장 세나니(Senani)의 딸 수자따(Sujata, 善生)가 공양 올린 우유죽을 먹고 체력을 회복한 뒤, 근처에 있는 앗삿타(assattha) 나무 아래 홀로 앉아 명상에 들었다. 앗삿타 나무는 아사왓타(asvattha) 나무 또는 삡빨라(pippala, 畢鉢羅) 나무라고도 하는데, 무화과 나무의 일종이다. 거기서 드디어 석존은 '깨달음' (anttara sammasambodhi, anuttara samyaksambodhi, 無上正等覺·無上菩提)을 얻어 붓다(Buddha, 佛陀) 즉 '깨달은 자'[覺者]가 되었다. 이것을 중국이나 한국 · 일본에서는 흔히 '성도(成道)'라고 한다. 이 말은 '깨달음의 완성'이란 뜻이며, 35세 때의 일이라고 한다. 뒷날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이곳을 붓다가야(Buddhagaya, 佛陀伽倻, 현재의 보드가야)라 이름하였으며, 앗삿타 나무를 보리수(菩提樹)라고 부르게 되었다. 오늘날 보리수 밑에는 금강보좌(金剛寶座, 성도할 때 앉았다고 하는 돌로 된 좌대)가 있으며 그 옆에는 사각 형태의 대탑(大塔)이 우뚝 솟아 있어 불교도에게 가장 중요한 성지가 되고 있다.
한편, 부처님의 깨달음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마왕을 굴복시킨 미래부처님은 드디어 탐욕의 마음이 풀리고 온갖 악한 법이 없어지고 오직 각(覺)과 관(觀)만 남아 여의는 데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초선(初禪)을 성취하여 노닐었다.
다음에는 각(覺)과 관(觀)을 이미 쉬고, 안이 고요하여 한마음이 되어 각도 없고 관도 없는 선정에서 생기는 기쁨과 즐거움이 있는 제2선정에서 노닐었다. 그리고 마음속에 생각이 없는 것을 관찰해 알고 즐거움을 깨달아 성현들이 희망하는 평정한 생각으로 제3선정에서 노닐었다.
최후에는 즐거움도 괴로움도 근심도 기쁨도 없어지고 고와 낙도 없이 평안한 느낌만이 남는 청정한 제4선정을 성취하였다. 그 때 이 청정한 마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번뇌가 없어지고 두려움 없음을 얻게 되어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변해 내려온 전생의 일을 스스로 알았다.
제4선정에 의해서 바르게 마음을 통일하고 삼매에 드는 마음으로 말미암아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또한 번뇌를 떨쳐버려 자재로이 활동하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이 부동의 상태에 도달한 초저녁에 초명(初明)인 숙명지통(宿命智通)을 얻어 자신과 타인의 과거세의 수명이나 생존이 어떠하였는지를 다 알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다시 제이명(第二明)인 생사지증명(生死智證明)을 얻어서는 천안으로 중생들로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 더러는 아름답게 혹은 추하게 또 더러는 안락한 곳에서 혹은 괴로운 곳에서 태어나는 등 빈부 귀천의 여러계층이 있지만 각기 그 행의 선악을 따른다는 것을 모두 분별해 알았다.
이와 같이 천안통(天眼通)에 의해 중생이 살고 있는 운명을 관찰하여 바른 지혜를 실현하며 어둠을 없애고 광명을 일으키고 있을 때 초저녁은 흘러갔다.
다시 부처님은 삼매에 들어 청정하여 더러운 티도 없고, 마음과 뜻에 안정을 얻어 두려운 것 없이 번뇌가 없어진 마음을 얻어서는 “이것은 괴로움이다”고 사실 그대로 진실하게 알았다. 또 욕루(欲漏)와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에서 마음이 해탈하였고, 해탈함으로 인해 곧 해탈했다는 지혜를 얻었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생명을 받지 않는다”라는 사실 그대로를 다 알았다. 이와 같은 것은 제삼명인 누진지증명(漏盡智證明)이었다.
붓다의 성도일(成道日)은 후대의 전승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음력 12월 8일이라고 하며 남방의 불교국가에서는 베사카(Vesakha 月)3)의 만월일(滿月日)로 삼고 있다. 이것을 태양력으로 고치면 5월의 만월일에 해당한다. 그런데 한역경전에서는 2월 8일이라고 기록하고 있는 곳이 많다. 그 까닭은 베사카 달이 인도력의 둘째 달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역법(曆法)은 자주 바뀌었으나 주(周)의 역법에 의하면 음려의 11월을 첫째 달로 헤아림으로 둘째 달은 음력 12월이 된다. 그러므로 중국·한국·일본 등지에서는 붓다의 성도일(成道日)을 음력 12월 8일로 보고 경축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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