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반야심경의 사상(1)

難勝 2008. 4. 30. 05:59

공(空)이란 범어로 수냐(Sunya)라고 하는데 텅 비었다는 뜻이다. 眞空妙有:진정한 공은 묘하게 있는 것이다. 반야심경(般若心經)에서 말하는 공사상(空思想)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은 텅 빈 것으로 보는 것이다. 존재실상이 텅 빈 것이기 때문이다.

금반지가 있다. 일차적으로 반지는 약속을 의미하는 보물이다. 그러나 그것을 녹여 목걸이를 만들면 이미 반지가 아니다. 그것은 본래 실체가 공(空)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공(空)이라고 해서 텅 비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아니다. 진공묘유 진정한 공은 그대로 존재한다. 참 된 진리는 공하면서 존재한다.

人生之事 塞翁之馬: 좋은 것이 나쁜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고, 나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근본적으로 공이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감정 문제는 근본적으로 존재하는가?

“마음! 마음!! 마음!!! 그 마음을 알 수 없구나. 내 마음이 너그러울 때는 천하를 다 포용하고 이해를 하지만 이 마음이 옹졸할 때는 바늘하나 꼽을 때가 없구나.”<달마 혈맹론>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하얀 백지 위에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이 달라진다. 기도하는 중에도 망상을 피우듯이, 울면서 웃고 웃으면서도 운다. 그것은 모든 것이 고정 불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원할 것 같은 감정들도 알고 보면 텅 비어서 아무것도 없다. 사랑한다는 말 믿지 말라. 미워한다는 말도 믿지 말라. 사랑한다는 말 뒤엔 미워한다는 뜻이 있고, 미워한다는 말 뒤에 사랑한다는 말이 숨어 있으니 그냥 마음을 비우고 살라. 우리들은 순간순간 파도치는 감정의 놀음에 놀고 있으니...

인간의 인식 자체가 한계가 있는 법이다. 같은 사물일지라도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어두운 밤에 허수아비를 귀신으로 착각하고 밝은 낮에 가보니 허수아비로 잘 못 인식함은 우리들의 감정의 인식의 굴곡이다. 바른 지혜는 밤낮이 없다.

성철스님의 법어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말이 항간에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원래 이 선 법문은 《벽암록》에 나오는 말인데 어느 경우든 보태거나 빼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산은 산 일 뿐인데 봄은 약동하는 산이고, 가을은 사색의 산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산은 그저 산일 뿐이다. 그저 환한 광명뿐이다. 꿈과 희망을 갖고 살라는 것이 반야심경의 교훈이다.

반야는 불교 용어로서 가장 흔하게 듣는 말 중의 하나이다.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 한 채 듣거나 사용한다. 반야를 흔히 지혜라고 번역하지만 그 참뜻을 전달 할 수 없다. 굳이 옮긴다면 ‘완전한’ 또는 ‘진실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서 사용해야 한다. 반야는 대승불교를 대표하는 개념으로 반야사상이라는 사조가 형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