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는 산스크리트의 프라쥬냐(prajñā)를 보통 지혜라고 번역한다. 파리어(pāli)로 판냐(paññā) 이다. 범부들의 지혜는 識이라고 한다. 성불이란 반야의 지혜를 통해야만 가능하다. 반야라는 말을 쓰기 시작한 것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부터 일이다. 주로 인간이 갖고 있는 깨끗한 마음, 깨끗한 본성을 가르키는 말로 사용했다. 대승 경전에서는 완전한 깨달음을 증득하는 것을 지혜라는 의미로 쓰이게 됐다. 반야는 결코 판단하고 推論하는 이성적 지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근본에 있는 인간의 본래 심성을 말하는 것이다. 본래 심성이란 깨끗하고 맑은 것을 본질로 할 때 번뇌나 더러움이 닿기 이전의 상태이다. 우리는 안다는 것과 깨닫는 것과 구별하여 사용한다.
안다는 것은 인식의 의미가 있지만, 깨닫는다는 말에는 인식을 넘어선 觀照의 뜻이 있다. 관조한다는 것은 일체의 사물이나 도리를 궁극까지 추구해서 영원한 진리의 생명을 파악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반야에 의해 부처가 될 수 있으므로 부처의 모체라는 의미에서 이를 佛母라고도 한다.
초기 불교에서는 지혜를 획득하는 것이 열반 그 자체라고 해서 중시했다. 초기 대승불교의 선구적인 《반야경》에 계승되어 《반야경》의 근간이 되는 사상인 반야바라밀로 전개되었다. 부처의 깨달음을 구하는 동시에 중생의 구제를 맹세하는 보살의 수행덕목인 육바라밀 중 반야바라밀을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게 되었다. 반야바라밀의 특징은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공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뜻한다. 공의 지혜를 완성하는 것이 반야 바라밀이다. 공은 무집착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부처님의 《팔만대장경》을 간추리고 간추린 것이 반야부 경전이요, 반야부 경전을 간추리고 간추린 것이 《금강경》이며 금강경의 내용을 간추리고 간추려 요약한 것이 반야심경이다. 그러므로 《반야심경》은 부처님의 모든 가르침의 핵심이다. 반야심경은 대승불교에로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첫 걸음에 해당한다. 불교 경전을 내용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하나는 성문장이라 하고, 하나는 보살장이라고 하는데 성문장이란 "아함경""사분율"과 같은 경전들로서 초기 경전에 해당하고, 이를 대승불교권에서는 소승경전이라고도 한다. 보살장이라고 하는 것은 대승불교의 경전들을 말하는데 반야심경은 보살장에 속한다.
반야심경 총 270자, 마하를 빼면 268 본문은 260자
"반야심경"은 크게 두 가지 번역본이 있다. 이른바 구역과 신역이 있는데 구역은 구마라습(402-413)이 번역한 "마하반야바라밀대명주경"이고 신역은 현장법사(649)가 번역한 "반야바라밀다심경"이다. 구역은 '마하'라는 말이 앞에 놓여 있는데 비해 신역은 '마하'라는 말이 없고, 구역은 '바라밀'이라고 하는데 비해 신역은 '바라밀다'라고 한 것이 다르며, 구역은 "대명주경"이라하여 명주를 강조한데 비해 신역은"심경"이라 하여 마음을 강조한 것이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독송하는 "반야심경"은 신역에 해당되며 정확하게 '마하'라는 말을 빼고 '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고 읽어야 한다. 그런데 '마하'라는 형용사를 덧붙여서 나쁠게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여서 언제부턴가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이라 부르게 되었다. 《반야심경》이란 위대한 지혜로 평화로운 저 언덕에 이르게 하는 마음의 경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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