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일종식 계율 명심하여 쌀 한톨도 소홀히 말라

難勝 2008. 8. 30. 04:48

일종식 계율 명심하여 쌀 한톨도 소홀히 말라  


쌀 한 톨이 밥이 되어 우리의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쌀 한 톨 한 톨에 깃든 공덕이 일곱 근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것은 부처님과 옛 조사 스님들께서 후학들에게 주신 가르침입니다.

농부가 봄에 씨 뿌리고 여름에 김 메고 농약치고 가꾸어 가을에 추수할 때까지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발이 분주히 힘들게 움직였을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스님들은 반드시 오관게(五觀偈, 식사할 때 관하는 다섯가지 게)를 살펴 자신을 반성하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 후에 공양을 합니다. 밥을 만든 공덕이 얼마나 되며, 이 음식이 온 곳을 깊이 헤아려, 나의 수행이 공양을 받을 만 한가를 깊이 살펴 반성하며, 탐욕에서 떠남을 근본으로 삼고, 이 몸과 마음 다스리는 좋은 약 삼아 부처님의 위없는 도 이루기 위해 마땅히 이 음식을 받아먹으리다 하는 다섯가지를 살펴 관하는 것이 바로 오관게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평생 몸을 지탱하기 위한 약으로 하루에 한번만 공양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시주물인 음식을 아껴서 적당히 먹고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루 사시(오전 11시)에 한 끼만 먹도록 계율로 정하셨습니다. 또한 덧붙여 말씀하시길 “하늘 사람들은 아침에 먹고, 부처님과 성인은 사시에 공양하고, 귀신은 밤에 먹는다”고 하셨습니다.

마땅히 비구들은 부처님 법을 배우기 때문에 하루 한번만 먹어야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계가 있어 겨울철에는 제대로 지킬 수가 없어서 행하지 못하지만 남방불교권의 스님들은 하루에 한 끼만 먹는 일종식 계율을 지금도 철저히 지키고 있지요.

사찰에서 신도들이나 일반인들이 공양할 때 절대로 음식물을 남기지 못하게 하는 이유도 이 오관게 사상에 의한 것입니다.

산사 수련회에 참석해 본 불자들은 스님들이 얼마나 음식물을 소중히 대하는 가를 발우공양을 통해 체험하였을 것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구국의 선봉에섰던 사명스님이 묘향산 보현사로 참다운 법을 구하러 가던 중 절 입구 개울물에 콩나물 몇 개가 떠내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때 스님은 시주물을 아끼지 않는 이 산중에 큰 스승이 있을 수 없다고 돌아서려 했는데 바로 그때, 저 멀리서 한 노승이 숨을 몰아쉬며 급히 내려와 떠내려가는 콩나물을 서둘러 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명스님은 콩나물을 건진 그 분이 바로 서산대사라는 것을 알고 일생을 스승으로 모시게 되었다 합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성찰을 갖게 합니다. 현대의 질환 가운데 사람들이 가장 고민하는 비만의 원인은 과다 섭취한 음식물에서 기인합니다.


또한 다 먹지 못하고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가 연간 돈으로 환산하면 8조원이나 된다고 정부가 방송을 통해 계몽하는 것을 들을때 마다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1970년대 초까지 배고픔의 고통과 보리고개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벌써 그 배고픔의 고통을 잊고, 먼 나라의 일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