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심우도(尋牛圖)의 이해

難勝 2008. 11. 20. 05:15

심우도의 이해

'심우도(尋牛圖)' 는 선(禪)의 수행 단계를 소와 동자에 비유하여 도해한 그림으로서, 자기의 참마음을 찾고 깨달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10단계로 나누어 그렸다하여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한다. 중국 송나라 때 만들어진 보명(普明)의 심우도와 확암(廓庵)의 심우도가 우리나라에 전해지는데, 대부분 확암의 심우도가 많다.10단계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심우도 (尋牛圖)

①심우(尋牛)는 소를 찾는 동자가 망과 고삐를 들고 산 속을 헤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것은 처음 수행을 하려고 발심(發心)한 수행자가
아직은 선(禪)이 무엇인지 참마음이 무엇인지를 알지 못하지만 그것을 찾겠다는 열의로 공부에 임하는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바로 자기를 찾는 결심의 단계를 말한다.

②견적(見跡)은 '소의 발자국을 발견한 것'을 묘사한 것으로서,참마음과 자기를 찾으려는 일념으로 열심히 공부를 하다가 보면 본성의 자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된다는 것을 소의 발자국을 발견하는 것으로 상징해서 표현한 그림이다.

③견우(見牛)는 동자가 멀리 있는 소를 발견한 것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는 오랜 노력과 공부 끝에 자기를 찾고 본성을 깨달음이 바로 눈앞에 다가왔음을 상징하고 있다.

④득우(得牛)는 동자가 소를 붙잡아서 막 고삐를 낀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 경지를 선종(禪宗)에서는 견성(見性)이라고 하는데,
마치 땅 속에서 아직 제련(製鍊)되지 않는 금광석을 막 찾아낸 것과 상태라고 한다.
이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색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탐진치 삼독(三毒)에 물들어 있는 거친 본성을 지니고 있다는 뜻에서 검게 표현한다.
아직 삼독에 물들어서 거칠고 일순간의 탐욕을 다스릴 길이 없다.
더욱 정진하고 공부에 힘써야 하는 상태이다.

⑤목우(牧友)는 거친 소를 길들이는 모습을 묘사한다.
이 때의 소의 모습은 검은 색에서 흰색으로 변해가고 있다.
삼독의 때를 지우는 단계로서, 자신을 다스리고 자기 마음을 유순하게 길들이는 단계다.
선(禪)에서는 이 목우의 단계를 가장 중요시하고 있다.
그래서 보조국사 지눌스님은 자신의 호를 목우자(牧牛子)라 하였다.
깨달음이란 외부의 경(境)에 의해서 오직 자신의 마음에서 생겨나는 것이므로 소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잡아서 늦추지 말고 머뭇거리는 생각이 싹트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마음이 곧 부처이나 아직 이 마음은 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⑥기우귀가(騎牛歸家)는 동자가 구멍 없는 피리를 불며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의 소는 완전히 흰색으로서 동자와 일체가 되어서 피안의 세계로 나아가게 된다.
이때 구멍 없는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가히 육안으로 살필 수 없는 본성의 자리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상징하고 있다.
이제 내가 내 마음을 타고 본래의 세계로 되돌아간다.

⑦망우존인(忘牛存人)은 집에 돌아와서는 그동안 애쓰며 찾던 소는 잊어버리고 자기만 남아 있다는 내용이다.
본래의 자기마음을 찾아 이제 나와 하나가 되었으니 굳이 본성에 집착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⑧인우구망(人牛俱忘)은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묘사한 것으로서 텅 빈 원상(圓象)만을 그리게 된다.
객관적인 소를 잊었으면 이번에는 주관적인 자신 또한 성립되지 않는다는 원리를 깨달아야 하는 것이다.
이제 본성에도 집착하지 않고 나를 모두 비웠으니 자타가 다르지 않고 내외가 다르지 않다.
전부가 오직 공(空)이다.

⑨반본환원(返本還源)은 이제 주객이 텅 빈 원상 속에 자신의 모습이 있는 그대로 비침을 묘사한다.
'산은 산이오. 물은 물이라.'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참된 지혜를 상징한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모두 하나같이 사랑한다.

⑩입전수수 는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이때 큰 포대는 중생들에게 베풀어 줄 복과 덕을 담은 포대로서, 불교의 궁극적인 뜻이 중생의 제도에 있음을 상징한 것이다.
표주박 차고 거리에 나가 지팡이를 짚고 집집마다 다니며 스스로 부처가 되게 하고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불국(佛國)을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 위 자료는 송광사 심우도 <
심우도는 소를 찾는 과정을 단순하게 그리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인간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의 세계에 이르는 깊고 심오한 선종의 사상을 담고 있다.

그 열 단계의 과정을 다시 정리해보면
'심우'는 불도의 깨달음을 얻으려는 마음을 일으키는 발보리심(發菩提心) 을 나타내고, '견적'에서 '기우귀가'까지는 수행의 과정을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반본환원'은 열반의 경지에 진입하는 모습을,
'입전수수'는 깨달음을 얻은 뒤에 중생을 제도하는 단계를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