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과학만능 시대에도 종교가 필요한 까닭은

難勝 2008. 11. 20. 05:23

과학만능 시대에도 종교가 필요한 까닭은

세상에는 소박하고 단순한 믿음으로부터 매우 차원 높은 교리체계를 갖춘 종교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교형태가 있다. 그 중에서 약 2,600년 전에 시작되어 현재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는 불교와 2,000년전에 시작된 기독교, 그리고 1,400년 전에 시작된 이슬람교를 3대 종교로 꼽을 수 있다.

이 종교들은 과연 인간의 삶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각 종교의 교리나 실천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로 그 추구하는 바는 비슷한다.

즉 인간은 죽는다는 필연적인 유한성에서 오는 불안·공포 그리고 질병·빈곤·좌절 등 현세적인 고통을 덜어주고 마음의 평온과 행복을 느끼게 해주려는 면과, 내세에는 보다 나은 이상적인 삶이 있다고 믿게 해주려는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원시시대나 고대의 종교는 정치·경제·사회·예술 등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절대적인 존재로 인간사회에 군림했었다. 그러나 문명이 발달하면서 현대인은 인간의 힘과 지혜를 믿게 되었다. 인간이 감지하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좀처럼 믿으려 하지 않으며, 종교가 지니는 불가사의하고 신비로운 요소는 아예 인정하지 않게 되어, 어느 종교건 옛날과 같은 흡인력을 잃어가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그래서 종교 인구는 줄어들고 현대를 탈종교시대라고 평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종교가 현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문제까지 대두 되었다. 일찍이 아놀드 토인비는 미래사회의 종교 현상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예견했다.

첫째는 종교의 세속화 현상이며, 둘째는 일반인의 종교에 대한 무관심이다. 이제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현대사회에서의 종교는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아무리 인지가 발달하고 과학문명이 고도로 발전하여도 인간의 유한성과 생·노·병·사라는 근본적인 고뇌는 해결해 주지 못한다. 오히려 사회가 복잡 다양해짐에 따라 새로운 현대적 고뇌가 더해갈 뿐이다. 따라서 인간의 근본적인 고뇌의 해결을 고도화된 물질문명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외면당하고 있는 종교에서 찾아야 한다.

현대인이 바라는 것은 결코 자동화된 생활의 편리함이 아니라, 영원한 진리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여 정신적인 안정과 행복을 누리는 일이다. 물질과 정신이 별개가 아니라 하나로 동화되고 조화를 이룰 때 그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옛날과 같은 단순하고 맹목적인 신앙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명확한 교리에 따른 확고한 믿음, 그런 종교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