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석존의 최초 설법은

難勝 2008. 11. 25. 04:32

석존의 최초 설법은

석존은 제일 먼저 누구에게 법을 전할까를 생각한 끝에 처음 출가했을 때의 스승이었던 카라마와 라마풋타가 머리에 떠올랐다. 그러나 이미 그들은 죽은 뒤였다. 그래서 함께 고행하던 다섯 비구를 생각하시고 그들이 있는 베나레스로 길을 떠났다.

석존이 베나레스에 이르렀을 때 여전히 고행을 하고 있던 다섯 비구는 멀리서 걸어오는 석존을 알아보고 말했다.

“저 이는 고타마가 아닌가 그는 수행을 그만 둔 타락한 자다. 이리 오더라도 아는 체도 하지 맙시다.”

“그러나 수행자의 관습대로 발 씻을 물과 먹을 것만 줍시다.”

그런데 막상 석존이 가까이 왔을 때, 전과 달리 얼굴이 밝고 맑아 온유하고 여유있는 석존의 모습에 다섯 사람들은 모두 마음이 끌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어나서 정중히 맞아들였다.

그들이 석존에게 ‘고타마’니 ‘친구’니 하면서 말을 건네자, 석존은 다음과 같이 첫 설법을 하셨다.

“그대들은 붓다를 친구처럼 하대하거나 이름을 부르지 마시오. 나는 이제 모든 사람에게 공양을 받을만한 부처요, 내 이제 그대들에게 고(苦)가 없는 세계에 이르는 길을 가르쳐 주겠소. 많은 행을 닦으면 깨달음을 얻을 것이오.”

불교의 기본교리인 ‘중도(中道)’의 가르침과 ‘네가지의 성스러운 진리[四聖諦]’ 그리고 ‘여덟가지의 바른 길[八正道]’이었다.

이 첫 설법을 ‘초전법륜(初轉法輪)’이라고 한다. 최초로 법의 수레를 굴리기 시작했다는 뜻이며 이 최초의 설법을 통해 방대한 불교사상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한 것이다. 전법륜(轉法輪)이란 옛날 인도에서 전투할 때 쓰던 전차(戰車)에 비유해서 마치 전차의 바퀴가 굴러가서 적을 무찌르듯이 법을 설해 인간 고뇌의 원인인 번뇌를 쳐부순다는 뜻이다. 즉 최상의 진리로서 온갖 고뇌의 괴멸을 선포한다는 뜻이다.

석존은 크게 깨치고 붓다가 된 뒤 80세에 입멸(入滅)하기까지 49년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인도 각지를 돌며 교화했다. 다만 우기(3~4개월) 동안만은 정사(精舍)나 동굴에 머물러 있다. 이와 같이 장장 49년에 거친 교화의 첫 설법이 베나레스[鹿野苑]에서 이루어졌던 것이다.

12세기 말, 이슬람교도들이 갠지스강 유역을 정복했을 때 이곳의 가람(伽藍)들을 모조리 파괴하였고, 아쇼카왕이 세웠던 돌기둥도 함께 땅에 묻혔다가 1905년 이 지역의 유적을 발굴했을 때 네 마리의 사자와 법륜(法輪)이 조각된 명문(銘文)이 발견되어 이곳이 최초로 설법을 했던 4대 성지(탄생한 룸비니, 성도한 붓다가야, 최초로 법문한 베나레스, 입멸한 쿠시나가라)의 하나라는 것이 확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