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 9산이란
신라불교는 열반종(涅槃宗)·율종(律宗)·법성종(法性宗)·화엄종(華嚴宗)·법상종(法相宗)의 다섯 종파로 나뉘어 각기 그 교리를 연구하게 되었는데 이를 5교라고 한다. 열반종은 무열왕 때 보덕이, 율종은 선덕왕 때 자장율사가 세웠으며, 법성종은 시대와 종조를 알 수 없다.
한창 흥하던 신라불교가 신라 말 혜공왕(慧恭王) 이후로 국가가 혼란해지면서 침체되었으나 삼국통일 후 중국에서 성행하던 선종(禪宗)이 들어오자 불교계는 다시 활발한 양상을 띄게 되었고 교학(敎學) 위주였던 신라교단에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不立文字 直指人心 見性成佛)’이라는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선지(禪旨)가 풍미하게 되었다. 침체되어 가던 불교계로서는 커다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이때부터 고려 초기에 이르기까지 대표적인 9개의 선문(禪門)이 개창되었으며 이를 일컬어 9산선문(九山禪門)이라고 한다.
구산선문은 다음과 같다.
가지산문(迦智山門):6조 혜능(慧能)의 법통인 서당지장(西堂智藏)의 법을 전수해 온 도의는 아직 대중의 근기가 성숙하지 않음을 보고 설악산에 들어가 40여 년을 나오지 않았고 그 손제자인 보조체징(普照體澄) 선사가 장흥의 가지산(迦智山) 보림사(寶林寺)에서 스승을 위하여 개산하였다.
실상산문(實相山門):흥직국사가 지리산의 실상사(實相寺)에서 크게 선풍(禪風)을 일으켜 개산하였다. 제자는 편운(片雲)·수철(秀澈) 등이 있다.
동리산문(桐裡山門):혜철(慧哲) 국사가 도의국사와 같은 해에 중국에 가서 역시 서당지장에게서 법을 받고 돌아와 곡성군 죽곡동의 동리산(桐裡山) 태안사(泰安寺)에서 개산조가 되었다.
성주산문(聖住山門):무염(無染) 국사가 중국에 가서 마곡보철(麻谷寶徹) 화상의 회상에서 동방보살이라는 칭호를 받고 귀국하여 보령군 미산면의 성주산 성주사(聖住寺)에서 개산하였다.
사굴산문:구산선문 중 가장 왕성하였던 강릉군 구정면의 사굴산 굴산사에서 범일(梵日)국사가 개산하였다.
사자산문(獅子山門):도윤(道允)국사가 영월군 우주면의 가자산 홍녕사에서 개산하였다. 개산조인 도윤국사가 중국 장나라의 선승인 남전보원(南泉普願)선사에게서 법을 잇게 되자 선사는 “우리 종의 법인(法印)이 동국으로 간다”고 탄식하였다고 한다.
희양산문(曦陽山門):문경군 가은면의 희양산 봉암사에서 도헌(道憲)국사가 개산하였다. 도헌국사는 중국에 간 일은 없고 4조의 법을 이은 혜은(惠隱)선사의 도를 이었으며 신도 심충(沈忠)의 청을 받아 봉암사(鳳巖寺)를 창건하고 산문을 열었다.
봉림산문(鳳林山門):현욱(玄昱)국사는 중국에서 돌아와 역대왕의 스승이 되었고 효공왕 때에 창원군 상남면의 봉림산에 봉림사(鳳林寺)를 창건하고 개산하였다.
수미산문(須彌山門):이엄(利儼) 존자는 당나라에서 돌아와 고려 태조의 조칙을 받아 해주군 금산면의 수미산 광조사(廣照寺)를 창건하고 구산선문 중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수미산문을 개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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