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부처님의 제자 - 해공제일 수보리

難勝 2009. 3. 20. 04:46

5) 수보리


해공제일의 수보리(Subhuti)존자는 기원정사를 세워 부처님에게 기증한 사위성의 대부호 수닷다(須達多, Sudatta) 장자의 조카이며, 금강경에서 공(空) 사상을 설하시는 부처님의 대화자로 등장하여 질문을 거듭하여 삼라만상의 실상을 깨우쳐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과 무상(無相)의 도리를 확연히 깨닫고 있는 수보리는 공사상과 관련된 수많은 일화를 남기고 있는데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한다.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은 불심이 매우 깊었던 분으로 평소 '나는 덕망 있는 스님들에게는 반드시 정사를 지어 드릴 것'이라고 약속을 하고 다녔는데, 마침 수보리가 왕사성에 들어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꺼이 토굴 하나를 지어 수보리에게 기증하였다. 그러나 그 당시 다른 나라와 전쟁을 치르느라고 토굴 위에 지붕 올리는 것을 깜빡 잊어버리고 말았다.


가뜩이나 비가 많이 내리는 인도에서 지붕 없는 집에 산다는 것은 무척 황당한 일이었으나 수보리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드리고 수행정진에 들어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수보리가 그 토굴에 머문 뒤로부터 왕사성 일대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농민들은 가뭄 때문에 큰 고생을 하고 있었다. 뒤늦게 토굴에 지붕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빔비사라왕은 자신의 실수를 사과하고 즉시 지붕을 올려주었다.


이때 수보리존자가 읊었다는 시(詩) 한 수가 장로게경(長老揭經)에 전하고 있는데 역시 해공제일의 수행자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나의 토굴이 완성되니 소란한 주위가 고요하고 마음이 평화로우니 여기가 바로 깨달음의 자리라네 하늘이여 이제 비를 내려주오 나는 진리를 찾았거늘 이제는 비를 내려 주오' 지붕이 완성되고 수보리존자가 이 시를 읊은 직후부터 왕사성에는 흡족한 단비가 내렸다고 한다.


그를 일러 피공제일(被供第一)이라고도 하는데, 누구보다 많은 공양을 받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공양을 받을 때 가장 기뻐하고 감사할 줄 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말이다. 그가 자랄 때는 성질이 포악해서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로부터도 외면을 당했다고 전하고 있으나 부처님을 만나 교화를 받은 후에는 무쟁도를 깨달아 무쟁제일(無諍第一), 해공제일의 제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