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難勝 2009. 3. 23. 05:30



 

  한 정치가가 실직을 했다.

그는 전직 장관이었다. 그는 직업을 찾아 나섰다.

정치가란 사무실에 있지 않으면 언제나 곤란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치 이외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그들은 정치 이외엔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런 자격도 갖고 있지 않다.

하찮은 직업이라도 어떤 자격을 요구한다. 

그러나 장관이라는 직업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필요하지 않다. 

장관이나 국무총리, 대통령은 어떤 자격도 필요치 않다.

 

그래서 전직 장관은 곤경에 빠졌다. 

그는 서커스단의 지배인을 찾아 갔다.

그는 정치 또한 하나의 큰 서커스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가 말했다.

  "내게 일거리 좀 주시겠습니까? 

나는 실직했습니다.  지금 곤란한 지경에 있습니다."

 

  지배인이 말했다.

  "마침 적절한 때에 왔소.  곰들 중에 한 마리가 죽었소. 

당신에게 곰 의상을 주겠소. 당신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소. 

하루 종일 그저 앉아 있으면 되오.  곰 의상을 입고. 

그러면 아무런 차이도 없을 것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저 앉아만 있으시오. 

사람들은 분명 곰이라고 생각할 것이오."

 

 

  그 일은 괜찮아 보였다. 

전직 장관은 기꺼이 그 일을 수락했다. 

그는 우리 안으로 들어가 곰 의상을 입고 앉았다.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런데 15분쯤 뒤에 다른 곰 한 마리가 우리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겁이 더럭 나서 창살께로 달려가 매달렸다.

  "이봐요. 나 좀 살려줘요.  여기서 날 좀 꺼내줘요."

 

 

  그 때 목소리가 들렸다. 그 다른 곰이 말하는 거였다.

  "당신만이 실직한 정치가라 생각하시오? 

나 역시 전직 장관이오.  너무 두려워하지 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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