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웃음 뒤에 감춘 칼

難勝 2009. 4. 16. 04:28

 

 

      위(魏)나라 왕이 초(楚)나라 왕에게 미녀를 선사하자

   초나라 왕은 그 미녀를 귀여워했다.

   총희 정수(鄭袖)는 왕이 새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보자,

   짐짓 그녀를 같이 귀여워하며,  옷이야 노리개야 무엇이든

   그녀가 원하는 것을 골라 주는 등,  왕보다 더 귀여워했다.

 

 

      왕은 그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여자가 남편을 섬기는 수단은 아름다움이므로,

       질투는 피치 못할 자연의 감정이다. 

       그런데 지금 정수는 내가 새 사람을 좋아하는 줄 알자

       나보다 더 귀여워 하고 있으니,

       이것은 어버이를 섬기는 효자의 마음이요,

       임금을 섬기는 충신의 생각이다."

 

 

      정수는 왕이 자기를 믿고 있는 줄 알자,

   새 사람을 보고 이렇게 일렀다.

 

      "왕은 자네의 아름다운 얼굴을 좋아하고 계시네. 

       하지만 자네의 그 코만은 싫어하시거든.

       그러니 왕을 뵐 때는 코만 살짝 가리도록 하게."

 

 

      그래서 새 미인은 왕을 뵐 때마다 그녀의 코를 가렸다.

   왕은 이상한 생각에서 그 까닭을 정수에게 물어 보았다.

   정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왕에게 새 미인을 헐뜯었다.

   이것이 정수의 본마음이었다.

 

      "새 사람이 요즘 나를 대할 때마다 코를 가리곤 하는데

       그 까닭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네, 알고 있습니다만..."

 

      "어려워할 것 없이 바른 대로 말해 보구료."

      "실은 임금님의 냄새가 싫어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왕은 성을 내어 말했다.

 

      "요망한 것 같으니라고!  당장 그년의 코를 베어 버려라.

       명령에 거역하면 용서치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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