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느 글방에서 선생님이 '호지무화초(胡地無花草)'라는
제목으로 글을 짓게 했다.
글방 아이들은 각기 글을 지어서 선생님께 바쳤는데
한 아이가 '胡地無花草'만 네 번을 써냈다.
선생님은 그 아이를 불러 왜 제목만 네 번 써놓았느냐고 물었다.
"이것은 제목을 네 번 쓴 것이 아니라 글을 지은 것입니다."
"어째서 이게 글이 된단 말이냐?"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에 화초가 없다 하나
胡地無花草 어찌 땅에 화초가 없겠는가.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엔들 화초가 없으리요만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이라 화초가 없다네.
할 말이 없어진 선생님은 아주 잘 지은 글이라고 칭찬했다.
註) 호(胡): 어찌 호, 오랑캐 이름 호, 턱밑살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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