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네가지 좋은 일

難勝 2009. 5. 18. 05:00

 

 

     신청천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중국에서 신청천의 문장력 소문을

   듣고는 시험해 보려고 불러들였다.  중국으로 들어가니, 

   천자가 사길(四吉)이라는 글 제목을 걸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네 가지 좋은 일에 대하여 쓰라는 주문이었다. 

   아무리해도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중국 사람이 어떻게 쓰는가 슬쩍 넘어다보니

 

      洞房華燭夜     동방화촉야 

      登科掛榜時     등과괘방시  

      大旱得甘雨     대한득감우  

      他鄕逢故人     타향봉고인  

 

      신방에 화촉 밝힌 밤과

      과거 급제하여 합격자 명단에 올랐을 때

      큰 가뭄에 단비를 얻은 것과

      타향에서 친구를 만난 것이라.

 

 

      이렇게 오언시를 지어 놓았는데 괜찮았다.

 

      '옳다.  나는 저것에 두 글자를 더 얹어서 칠언시를 만들어야겠다.'

 

 

      이래서 다음과 같이 고쳐서 시험관에게 가장 먼저 제출하니

   모두 그 재주를 인정했다.

 

      老角洞房華燭夜     노각동방화촉야

      少年登科掛榜時     소년등과괘방시

      七年大旱得甘雨     칠년대한득감우

      千里他鄕逢故人     천리타향봉고인

 

      노총각이 화촉 밝힌 밤과

      소년이 과거 급제하여 명단에 걸린 때

      칠년 큰 가뭄에 단비를 얻은 것과

      천리 타향에서 그리운 친구를 만난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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