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절을 하는가
일타스님
일심(一心)이 청정하면 일신(一身)이 청정하고 일신이 청정하면 다심(多心)이 청정하고 다심이 청정하면 시방중생의 원각(圓覺)이 청정하다."(원각경)
이것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마음 하나가 편안하면 이 몸도 편할 것이요,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면 이웃도 편안하게 할 수 있고 온 나라와 세계가 편안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부처님께서 49년간 설법하신 팔만대장경의 요지로써
'정불국토(淨佛國土)'라 하여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성인들이 이 세상에 잠시 왔다가 불을 밝히시고 다시 떠나는 것은 일체의 성현이 여전불(如電佛)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처님께서 말씀 하셨습니다.
나그네가 어두운 밤에 깜깜한 산길을 걷다가 한 발짝 잘못 디디면 층암절벽에 떨어질 것이로되 그때 번갯불이 한 번 번쩍하면 그 빛에 의해 길을 찾아가는 것과 같이 유구한 세월 속에 부처님 선지식이 이 세상에 나와서 중생을 위해 잠시 한말씀 해 주시고 가는 것도 사바세계에서 헤매이는 중생에게 길을 밝혀 주는 번갯불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일체 성현을 여전불이라 하여 이 세상에 왔다가 가는 것을 번갯불이 번쩍하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세상에 모양이 있는것은 다 허망한 것으로 필경에 부서지고 무너지고 죽어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대천세계가 바다 한가운데 한 주먹 거품과 같은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태어나는 사람은 늙고, 늙으면 병들고, 병들면 죽게 된다는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말씀하셨습니다. 나도 마음은 20대인데 이제는 나이가 환갑이 지났고, 몇해 전부터는 병이 있어 머지않아 이 세상을 떠날 것으로 생각하고 산 속에만 가만히 들어 앉아 있습니다.
게송(偈頌)
"노사나부처님과 시방세계 금강불께 예배하옵고 이제 삼취계(三聚戒)를 설하오니 모든 불자들은 합장하고 들으라.
내 이제 모든 부처님의 대계(大戒)를 설하고자 하노라.
대중이 모였거든 묵연(默然)이 듣고서 스스로 죄업장이 있음을 알거든 마땅히 참회하라.
참회 한 즉 안락하고 참회하지 아니하면 죄가 더욱 깊어 지니라.
죄 없는 자는 묵연하라. 묵연한 연고로 대중이 청정함을 아느니라. 모든 대덕과 우바새 우바이는 자세히 들으라."
여러분은 모든 부처님의 법을 듣고 부처님 법을 닦고자 하여 절에 왔습니다. 절이라 하는 말은 바로 절을 한다는 말입니다. 모든 종교라 하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남의 마음대로도 되지 않기 때문에 부처님께 지극정성 다하여 절을 해서 부처님의 가피를 받으려고 하는 것입니다.
중생이 안.이.비.설.신.의(눈.귀.코.혀.몸.뜻) 육근(六近)으로 색.성.향.미.촉.법(시각. 청각. 후각. 미각.촉각. 의지)육진(六塵)을 상대할 때 좋고, 웃고, 평등하고, 괴롭고, 그렇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들이 엉키어 6 곱하기 6은 36이라, 36가지의 번뇌 망상이 나타납니다.
이것은 과거에도 번뇌 속에 살았고 현재에도 그렇게 살고 있고 미래에도 그 번뇌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니, 36가지 번뇌가 과거. 현재. 미래 각각 합하여 백팔번뇌라 하고 우리는 백팔번뇌를 제거하기 위해 백팔번 예배를 하는 것입니다. 백팔번 예배하기 위해서 헤아리는 수주(手珠)를 염주라 하고 그래서 백팔개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과거의 일천 부처님이 모든 억천중생을 위해서 설법하셨고 현재의 현겁천불이 모든 중생을 위해서 설법하고 계십니다. 미래에도 일천불이 계시어 과거 현재 미래 삼세의 삼천불에게 한차례씩 절을 하는 것이 바로 삼천배입니다.
'왜 자꾸 절을 해야 하는가'
백팔 번뇌의 팔만사천 번뇌망상이 마치 이 몸뚱이만한 그릇이라 할 것 같으면 구정물 덩이와 같이 콩나물대가리나 밥풀이나 찌꺼기를 자꾸 집어 던졌기 때문에 그놈이 부글 부글 썩고 있으니 그걸 쏟아 버려야 합니다.
구정물덩이를 싹 비워야만 그때 비로소 거기에 꿀물을 담고 감로수를 담을 수 있는 것이지, 구정물이 부글 부글 끓는데 꿀물이나 감로수를 담아 보아야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그런 말입니다. 그래서 108배, 3천배로써 참회를 하고 업장을 소멸해야 합니다.
죄가 없어지면 복이 생기게 되고 복이 오면 마음이 신령스러워지는 것은 부처님의 가피를 입어 성불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지극한 마음으로 열손가락 두 손바닥을 합하여 합장하고 이 법문을 듣고 실천 수행하십시오.
게송(偈頌)
"부처님 멸도 이전 말법 가운데 응당 바라제 목차를 존경하라 하시니 이 법문을 듣고 행하여 나갈때에는 어두운 데 밝은 등불을 만난 것이고 가난한 사람이 보배를 얻음과 같은 것이며, 먼길을 갔던 자가 집에 돌아오는 것을 얻음과 같으니라.
마땅히 알라.
이것은 즉 대중들이 큰 스승이 되는 것이다. 만약 부처님께서 세상에 더 계시더라도 여기에서 다를 것이 없느리라. 두려워 하는 마음은 내가 어렵고 선한 마음은 어려우니라. 고로 경에 이르기를 '적은 죄를 가벼이 여겨서 재앙이 없다 하지 마라' 하였느리라.
물방울이 비록 적으나 점점 큰 그릇에 차는것과 같이 찰라에 죄를 지어도 재앙은 무간에 떨어지니라. 한번 사람 몸을 잃으면 만겁에 다시 얻기 어렵느니라.
젊은 시절은 머물지 아니하여 마치 달리는 말과 같고 사람의 목숨은 무상하여 유수와 같이 지나 버리니 오늘은 비록 있으나 또한 보존하기 어렵느니라. 대중들은 각각 일심으로 삼가 이 법문에 의지하여 여법하게 수행 정진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