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28가지 失意罪 "누에를 치지 마라!"에 담긴 깊은 의미

難勝 2009. 7. 29. 04:49

 

 

조계종 14기 포교사고시  1차합격자를 포함해서 모든 포교사에게 9월의 팔재계 수계법회를 맞이하여 <실천덕목과 재가보살계> 사경지가 배달되었습니다.

그 중 <28가지 失意罪>는 다른 항목은 글만 보아도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됩니다만, 스물일곱번째 <누에를 치지 마라>는 이해를 못하고 막연히 산 목숨을 가벼이 생각하지 말라는 뜻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실마리를 풀 수 있는 글을 발견하였기에 옮겨봅니다.

 

(관련 글)

충남 논산의 노성면에 있는 명재(明齋) 윤증(尹拯·1629~1714)의 고택이 있는데 6·25 때에 북한 인민군의 중대본부로 사용되어 미군쪽에서 폭격을 하기로 하였음에도 폭격을 피했다고 합니다. 

그 폭격기의 조종사는 미국인이었는데 이 사실을 알게 된 한국인 박씨가 조종사와 친분이 있었는데,

'명재 고택을 절대 폭격하면 안 된다. 그 집안은 한국의 유명한 양반 집안이고,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던 집안의 고택이다. 그런 집을 폭격하면 당신이 죄를 짓는 것이다'라 강력히 설득해서 그 조종사는 명재 고택을 피해서 다른 곳에 폭탄을 투하하고 말았답니다.

박씨는 논산의 노성면에 살던 사람으로서, 선대부터 명재 집안의 덕을 보고 살았던 집안의 후손으로 그 미군부대에 근무했었다고 하는데, 누대의 적선이 6·25라는 전쟁통에도 그 빛을 발했던 것이지요.

만약 평소에 악감정이 있었더라면 이러한 상황에서 평소에 쌓여 있던 개인감정으로 고소해 하기 십상이지요.

명재는 살아생전에 노성면 일대의 윤씨 집안 사람들에게 "윤씨들은 절대로 누에를 치지 마라!"고 엄명을 내렸다는데,

누에를 치는 양잠업은 당시 고소득 업종이었는데, 부자 양반인 윤씨들이 양잠에 진출하게 되면, 가난한 서민들이 먹고살 것이 없어지고, 서민들 먹을 것을 빼앗는 것은 양반이 해서는 아니 될 일이라고 생각해서 그리했답니다.

그래서 18세기 이래로 명재 후손들은 양잠을 일절 하지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요즘에 지방 소도시까지 진출하고 있는 '기업형 수퍼'에 한국의 구멍가게 주인들 전체가 생존의 위기감을 느끼고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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