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을 조금 남기는 이유
한 스님이 나무 밑에 앉아 수도를 하고 있었다.
그 나무 위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스님이 밥을 먹을 때면 내려와 그 곁에서 서성거렸다.
이에 스님은 먹다 남은 밥을 원숭이에게 주었다.
밥을 얻어먹은 원숭이는 곧 물을 길어와 스님이 손을 씻을 수 있게 해주었다.
스님과 원숭이는 여러 달 동안 그렇게 보냈다.
한번은 스님이 그만 원숭이를 잊고 밥을 남기지 않았다.
밥을 얻어먹지 못한 원숭이는 몹시 화를 내다가 스님의 가사를 훔쳐 나무 위로 도망가서는 모두 찢어버렸다.
스님 역시 화가 나서 외쳤다.
"이놈의 짐승이 못하는 짓이 없구나!"
홧김에 스님이 지팡이를 던졌는데, 원숭이가 그만 정통으로 맞아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러자 여러 원숭이들이 몰려와 울며불며 시끄럽게 떠들더니 죽은 원숭이를 둘러메고 절로 갔다.
절에 있던 스님들은 분명 무슨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리저리 알아보았다.
그때 원숭이를 죽인 스님이 그간의 사정을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 그 일로 인해 스님들은 새로운 규칙을 정했다.
"오늘부터 비구들이 밥을 먹을 때는 다 먹지 말고 조금 남겨두었다가 다른 짐승들에게 주도록 하자."
산사에 들르면 간혹 바위 위에 밥알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남아서 버린 것이 아니라 미물과도 함께 나누겠다는 따스한 마음의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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